365mc ”마른 비만 대부분 내장지방형, 각종 대사질환 취약“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몸매나 체형을 비만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외형상 말라보였다고 해서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겉으로 보기에 뚱뚱하지 않더라도 체지방검사 결과 비만이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다. 흔히 ‘마른 비만’이라고 부르는 유형이다. 최근 젊은 여성 사이에서 마른 비만이 늘고 있다. 마른 비만의 원인과 대처 방법에 대해 365mc 영등포점 손보드리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았다.● 한국여성 마른 비만 세계서 가장 높아
마른 비만이라는 것은 체지방 비율이 높은데 근육량은 적은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체질량지수(BMI)는 정상 범위라고 해도 인슐린 저항성, 높은 콜레스테롤, 고혈압 등의 여러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외관상 체형이 말랐는데 남성의 경우 체지방률이 25% 이상, 여성은 30% 이상이면 마른 비만으로 진단한다. 지방에 비해 근육량이 현저히 적다 보니 주로 복부에 지방이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른 비만은 옷을 입으면 대개 겉보기에 매우 말라 보인다.
한국 젊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바디의 ‘2024 인바디 리포트’(2018~2022)에 따르면 한국 20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은 15.8%이다. 이는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른 비만이 생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반복적인 다이어트가 있다. 마른 체형을 지향하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마른 비만을 유발한다는 분석이이다. 대부분 마른 체형을 만들려는 사람은 필요한 열량보다 섭취량을 대폭 줄이는 경향을 보이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기초대사량보다 낮은 저칼로리 식사의 다이어트는 체중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체지방보다 근육을 먼저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한다”며 “저칼로리 다어어트가 반복되면 근육량은 줄고 신체기초대사량은 낮아져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이어트 후 평소 먹던 칼로리를 먹더라도 에너지소비 비율이 낮아 체지방이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지나친 채소 위주 식단, 노화, 폐경 등도 마른 비만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 마른 비만이 위험한 이유, 내장지방
마른 비만이 요즘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떠오른 것은 내장지방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다. 마른 비만의 경우 허벅지, 팔뚝, 얼굴 등은 야위어도 복부에 지방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내장지방은 염증 물질을 분비하다 보니 복부비만이 심한 마른 비만일수록 일반 비만 못잖게 건강 문제를 겪을 우려가 높다는 의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원 에바 첸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른 비만인 사람도 비만인 사람과 같은 질병을 앓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마른 비만인 사람 대부분 내장지방형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외관상으로는 말랐기 때문에 스스로 건강을 맹신하다가 화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른 비만을 극복하려면 식단부터 개선해야 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탄수화물 위주 식단은 혈당과 중성지방 섭취를 늘려 심혈관질환과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우선 흰쌀밥, 빵,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전곡류, 채소, 해조류 섭취를 늘리면 내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 닭가슴살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류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복부에 피하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
손 대표원장은 “단기간에 개선 효과를 보고 싶다면 비만 치료의 도움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마른 비만이라면 운동과 식단 조절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른 비만이라면 식단 개선과 함께 유산소운동을 매일 30분 정도 가볍게 시행하는 게 정답이다. 이것이 내장지방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처음에는 야식을 먹지 않고, 이후 저녁을 가볍게 먹는 식으로 시작해 본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근력운동을 병행해 대사를 높여나가는 게 마른 비만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손 대표원장은 이어 “혼자 관리하기 힘들다면 비만클리닉 등 의료기관을 찾아 의료진 및 전문 영양사의 도움을 통해 식단과 운동 관리에 나선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건강 관리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