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아온 스타벅스가 드디어 ‘무인 주문기’, 즉 키오스크를 도입합니다. 그것도 미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에서 처음 실험을 시작합니다.

● 명동과 제주도부터 시범 도입… 외국인 관광객 겨냥
스타벅스코리아는 5월 26일 “이번 주부터 서울과 제주도 등 관광객 유입이 많은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키오스크를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명동 2개 매장이 가장 먼저 키오스크 설치에 들어가며, 다음 달 초부터 본격 가동됩니다.

도입 이유는 명확합니다. 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급증하고 있지만, 언어 장벽 탓에 매장에서의 소통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언어 문제로 주문에 불편을 겪는 외국인 고객을 위해 키오스크를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도 일부 매장도 곧 키오스크를 운영할 예정이며, 향후 확대 여부는 시범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직접 주문’ 고집하던 철학이 흔들리다
스타벅스는 원래 키오스크와는 거리가 먼 브랜드였습니다. 1987년 현재의 스타벅스를 출범시킨 하워드 슐츠는 밀라노 카페처럼 직원이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친밀하게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미국 본사도 이 철학을 전 세계 매장에 적용하며, 한국에서도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민지님, 지윤님’이라 부르는 방식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타벅스의 전략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실적 부진 속에서 브라이언 니콜 CEO는 매장 운영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진동벨 도입, 리저브 매장 확대 등 변화가 이미 시작된 상태입니다.

이번 키오스크 실험도 같은 맥락입니다. 스타벅스 재팬 역시 같은 시기 일본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할 계획으로, ‘자판기 천국’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도 주목됩니다.

기계가 주문을 받고, 사람은 커피를 만드는 새로운 스타벅스의 모습. 과연 고객들은 이 변화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