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최종 엔트리 낙점에서 ‘동기부여’를 최우선 고려요소로 삼았다. 실력과 평판 위주의 최강팀을 구축하기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죽기 살기로’ 달려들 선수들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이미 철저하게 동기부여가 돼 있는 선수들은 ‘병역미필자’를 의미한다.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4인 중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사활을 건 선수들은 모두 14명이다. 58.3%에 이르는 비율이다.
총 10명의 투수진에서는 권혁 김광현 류현진 송승준 임태훈 장원삼 한기주 등 무려 7명이 아직 병역을 마치지 못했다. 타자들 중에서도 강민호 고영민 김현수 이대호 이용규 이택근 정근우 등 7명이 해외여행시 공항에서 별도의 출국신고서를 작성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하는 멤버들이다.
김경문 감독이 그간 “비슷한 실력이라면 두 차례 예선에서 고생한 멤버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이면에도 동기부여가 확실한 선수들을 배려하겠다는 복선이 깔려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홈런과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태균을 빼고 누군가를 집어넣은 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