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님과 대표팀이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이제 마음고생을 어느 정도 털어낸 느낌이었다. 자신은 그토록 원했던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그 문제는 뒤로 제쳐두고 뒤늦게나마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코멘트를 잊지 않았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외야수 추신수(26·사진)는 25일(한국시간) 국제전화를 통해 “이번 올림픽에 나가는 대표팀이 꼭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상태가 좋지 않아 한동안 연락이 쉽지 않았던 그는 “상황이 어려워 큰 기대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한 뒤 “이제는 올 시즌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내 위치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뽑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필요하다고 생각해주시고, 많이 신경 써주신 김경문 감독님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중에 혹시 기회가 닿아 김 감독님께서 나를 다시 불러주신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표팀 사령탑인 두산 김경문 감독과 KBO는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들어 있는 선수는 베이징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 구단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추신수에게만은 예외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등 그를 대표팀에 합류시키기 위해 다방면에서 애를 썼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일 시애틀전에서 홈런 포함 올 시즌 첫 한 게임 3안타를 폭발시키고 최근 10게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는 등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추신수는 “타격감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서 “아직도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수비 때 송구는 완전치 못하다”고 설명했다. 시애틀과의 3연전(19∼21일)에 모두 선발출장한 뒤 22일 LA 에인절스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던 그는 “그날(22일) 경기 전 감독(에릭 웨지)님께서 부르시더니 오늘은 배팅 연습도 하지 말고 수비 연습만 가볍게 하고 쉬라고 하더라”라면서 “안 아프고 괜찮을 때 더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팀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