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간 한국축구를 이끌어온 대한축구협회가 새로운 수장으로 조중연 회장을 맞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오전 10시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의원총회를 열어 제51대 신임 회장에 조중연 협회 부회장을 선출했다. 그간 축구협회는 신임 조 회장에 앞서 총 25명의 ´축구대통령´들이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왔다. 긴 역사만큼이나 역대 회장에는 정치인, 관료, 언론인, 기업인, 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을 거쳐 갔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몇몇 축구인들을 중심으로 축구협회 창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듬해 ‘조선축구협회’가 창설돼 국어학자인 박승빈 선생이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후 1934년에는 당시 정치, 사회를 이끌던 몽양 여운형 선생이 2대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체육회 회장, 보성전문학교 교장 등을 비롯해 전라북도 도지사를 역임한 고원훈 회장이 그 뒤를 이었고, 1939년부터 1945년까지 협회를 이끌었다. 1948년 대한축구협회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제7대 회장에 정치인이었던 신익희 선생(1948~1949년)이 협회장직을 수행했고, 홍성하(제8, 10, 11대), 윤보선(9대), 장택상(12대) 등 유명 정치인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1955년, 체육인으로는 현정주 회장이 처음으로 제14대 회장에 올라 축구협회를 이끌었지만 6개월 만에 사퇴했다. 현 회장은 그해 9월 현병사령부와 특무대의 전국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 재경기의 파행 운영으로 인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후 각계 각층의 관료들이 회장 자리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부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장기영(21, 23대), 한국일보 창간 사주를 비롯해 민관식 전 국회 부의장(26대), 장덕진(31대) 전 농림부 장관이 회장직을 거쳤다. 1980년대 들어 축구계에는 기업가들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1979년 최순영(39~43대)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1987년까지 8년 동안 협회 수장으로 자리했다. 최 회장은 재임 중이던 1983년 프로축구 출범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한국축구의 기반을 다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88년 46대 회장으로 대우그룹 김우중(45~46대) 전 회장이 축구협회 회장이 됐다. 김 회장은 1983년 프로축구 출범시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를 창단했다. 김 회장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인물이 바로 정몽준(47~50대)회장이다. 1993년 축구협회에 입성한 정 회장은 16년 동안 2002년 한일월드컵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고, 역대 최장기간 회장직 수행 기록을 남겼다. 규모 확대 및 내실 강화를 통해 축구협회를 한 해 약 762억 원(2007년 기준)의 예산을 사용하는 ‘거대 조직’으로 재탄생시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