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ny being Manny,훈련은언제?

입력 2009-03-03 17: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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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 라미레즈는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돈을 원하고 있다. 어디 달러 빚이라도 졌나? 매니가 27일(한국시간) LA 다저스로부터 제안 받은 4번째 4,500만 달러의 계약 조건을 거부하면서 시즌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도 여전히 무소속 선수로 남게 됐다. 어쨌든 다저스 유니폼을 입긴 할 것 같다는 게 전언이지만 이런 식이라면 도대체 시즌 준비는 언제할지 걱정이 된다. 첫 번째 제안은 이미 작년 11월에 물 건너갔다. 다저스는 2009년에 1,500만 달러, 2010년에 2,250만 달러에 그 이후 750만 달러의 바이아웃이나 2011년에 다시 2,25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제시했었다. 그 이후 다저스는 2009년에 1,000만 달러, 2010년에 또 다시 1,000만 달러, 그리고 남은 2,500만 달러를 다음 3년 간 추후지급 하는 조건을 매니에게 전달했으나, 역시 계약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리고 다저스가 이번에 제시한 협상안은 올해에 2,500만 달러, 다음 해에는 선수가 원하면 파기할 수 있는 2,000만 달러가 걸린 또 다른 4,500만 달러짜리 제안이었다. 매니의 이와 같은 튕기기 전략은 사실상 전형적인 스캇 보라스 에이전트의 수법이다. 매번 끝까지 튕기고, 다른 팀에 간보고, 경쟁 팀도 별로 없는데 있는 척하고, 선수의 능력을 부풀려서 구단의 돈을 뜯어내는 보라스의 협상 방식은 많은 주변 여론의 비난과 상관없이 부자 선수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아왔다. 매니는 지난 2000년 10년 간 2억 달러의 엄청난 계약을 이끌어냈던 에이전트 제프 무라드를 최근 해고하고 그의 라이벌 격인 보라스를 새 에이전트로 고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극심한 경기 불안에도 변함없이 고자세를 취하는 보라스의 방식에 부정적인 인상을 더욱 짙어지고 있다. 각 구단들의 긴축재정 설정으로 인해 이미 지난 겨울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계약과정에서 그리 환대받지 못했던 보라스는 늘어나는 것만큼 꾸준히 고객을 잃으면서 과거의 화려했던 전력에서 한 발 물러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협상 결렬을 통해 다저스의 프랭크 맥코트 구단주는 인터뷰를 통해 여전히 매니와의 재계약을 원하긴 하지만 다시 협상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계약 여부를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최근 야심차게 매니와 엔드류 존스를 데려왔지만, 엔드류는 이미 안드로로, 매니도 더 비싼 값을 제시하는 팀만 만나면 당장 다저스를 떠나려고 폼 잡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물론 맥코트의 말 대로 그렇게 해서라도 잡고 싶을 정도로 황폐한 다저스 타선이 맥코트가 끌려 다니게 된 사건의 시발점이지만 말이다. 보라스가 주장하는 또 다른 팀의 제안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알려졌다. 다저스 공식 웹사이트는 샌프란시스코의 래리 베어 사장이 보라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 브라이언 새빈 단장은 매니의 영입은 최우선 과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보라스는 샌프란시스코가 더 많은 돈, 더 많은 계약 기간을 보장해주길, 그래서 다저스를 압박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입장은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코너 외야수를 데려올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들은 차라리 코너 내야수를 원하고 있다. 결국 이런 보라스의 플레이는 샌프란시스코를 경쟁상대로 등장시켜 라이벌 팀인 다저스를 자극하기 위한 수법으로 보인다. 보라스가 이러는 사이(물론 매니 스스로도 꿈지럭 거리고 있지만) 스프링캠프는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최근 로저 클레멘스 등 거물급 선수들이 계약을 미루면서 자연히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매니도 이런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사안이다. 본인이 스스로 얼마나 더 좋은 훈련 방식을 갖고 준비 중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단체 스포츠인 야구 종목 앞에서 돈 때문에 전반적인 팀플레이가 깨지는 일은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이제 선수 생활 말년을 향해 가는 매니도 이번 계약 이후 또 다시 잭팟을 터트리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최대한 긴 계약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올해 나이 36인 선수에게 다저스가 그런 모험을 걸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 더군다나 스프링캠프까지 하지 않고 있으니 둘 간의 다툼이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만 팀의 시즌 성적, 그리고 개인의 기록은 대체 누가 책임질 수 있단 말인가? 매우 실망스런 일이기만 하다. 그래서 매니는 매니라고 한 건가? 엠엘비파크 유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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