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인사이드볼파크]강정호,유격수‘영웅본색’스타트!

입력 2009-07-0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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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기 출장과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입니다. 골든글러브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고교 시절 한차례도 유격수로 뛴 적이 없는 선수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하고 있다. 차세대 유격수로 주목받는 히어로즈의 강정호(사진)다.

강정호는 29일 현재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70, 49타점, 11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6월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두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고 타점은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수비의 꽃으로 불리는 유격수로서의 수비능력도 탁월하다. 71경기에서 기록한 실책은 8개. 강정호가 보여준 빼어난 수비는 팀내야를 안정시키는데 손색이 없다.

강정호의 핸들링과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빠르기는 자타가 인정할 만큼 우수하다. 강한 송구능력을 갖춘데다 어떤 각도에서든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강정호는 무등중에서 유격수로 뛴 경험이 있지만 광주일고 시절에는 한차례도 유격수를 해본 적이 없다.

1학년 때는 3루수, 2학년 때는 3루수와 포수, 3학년 때는 포수와 투수로 고교시절을 보냈다. 2학년때 3루수로 청소년대표에 뽑혔고 3학년때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었다. 성남서고와의 황금사자기 결승에서는 8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완봉을 할 수도 있었지만 우승의 영광을 에이스였던 친구 나승현(롯데)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주기도 했다.

광주일고 허세환 감독은 “정호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고교시절에는 팀에서 가장 취약했던 위치를 정호에게 맡겼는데 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고 강정호를 높이 평가했다.

강정호에게 입단동기 황재균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경쟁자이며 코치이다. 둘은 상대투수를 같이 분석하고 페이스가 나쁠 때 서로 체크 포인트를 일깨워 주기도 한다. 사실 황재균은 강정호의 오늘을 만들어준 고마운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해 초반 유격수로 출장했던 황재균이 적응을 잘 했다면 백업요원이었던 강정호는 지금도 주전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강정호는 “재균이 자리를 빼앗은 것 같아 미안했다. 하지만 올해는 재균이가 3루에서 너무 잘 해 서로 지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한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는다.

수비에서 강정호의 약점은 좌우 수비폭이 다소 좁다는 것이다. 발이 빠른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좀 더 나은 수비를 하기 위해 갖춰야 할 점은 한템포 빠른 스타트다. 삼성 박진만처럼 투수의 공이 들어가는 각도와 타자의 스윙을 보면서 타구방향을 예측하는 능력이다.

강정호의 공격력은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대표 4번타자 출신인 그는 타격폼과 스윙스피드,파워까지 수준급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타점을 양산해 내고 있는 것은 변화구 적응과 수싸움 향상이 큰 이유다.

명품 유격수 박진만이 팀을 떠난 뒤 5년만에 히어로즈는 확실한 유격수를 찾았다. 더욱이 22세 콤비 황재균과 강정호가 지키는 3루와 유격수는 프로야구 8개구단 가운데 가장 미래가 밝은 히어로즈의 최고 상품이다.

강정호는 “유격수로 최고가 되고 싶다”며 “최다 골든글러브수상이 꿈” 이라고 했다. 유격수 부문 역대 최다 골든글러브 수상은 김재박(현 LG감독)과 박진만이 수상한 5차례가 최고.

김시진 감독의 말처럼 강정호가 김재박,류중일(삼성 코치),이종범 (KIA),유지현(LG코치),박진만으로 이어진 최고 유격수 계보를 이어갈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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