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관전평] 유럽 예방주사 제대로 맞았다

입력 2009-11-19 01: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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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스포츠동아 DB

전체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 전반에 교체된 조원희를 제외하고는 선수들의 컨디션도 썩 나빠 보이지 않았다. 조원희는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져서인지 몸이 상당히 무거웠다.

선수들이 전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과 패스의 속도와 타이밍을 지적하고 싶다.

한국과 세르비아 모두 4-2-3-1 전술로 나섰는데 세르비아는 공격형 미드필더 스탄코비치가 미드필드 지역으로 거의 내려오지 않는 4-4-2 전형에 가까웠다. 후반에는 스탄코비치가 교체 아웃되면서 전형적인 4-2-3-1 형태로 바뀌었다. 세르비아는 자기 지역에서 볼을 잡으면 일단 중앙으로 입해 중원을 적극 활용한데 비해 한국은 일단 측면으로 볼을 돌리는 게 두드러진 차이점이었다. 측면에서 볼을 잡으면 상대 압박에 둘러싸일 수밖에 없다. 상대가 프레싱을 가하기가 용이하다는 뜻이다. 반면 세르비아는 중앙에서 다시 측면으로 볼을 빼면서 한국 수비수들을 흐트러뜨렸다. 비슷한 전형이라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처럼 효율 면에서 차이가 난다.

패스의 속도와 타이밍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세르비아는 수비에서 공격지역으로 넘어갈 때 보통 10차례 내외로 원터치 패스가 이뤄졌다. 한국 수비수들이 미처 자리를 잡기 전에 공격지역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중원에서 한 선수가 2-3차례 볼을 터치하다보니 상대지역으로 넘어갔을 때도 항상 수비수를 앞에 두는 불리한 위치에 섰다. 장신의 상대와 맞붙을 때 위험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무리하게 공중 볼 경합을 벌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공중볼 경합 이후 리바운드된 볼을 따내는 영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김학범 전 성남일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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