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투수 고창성이 “2010시즌에는 마구를 던지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비장의 카드 견제구 ‘레벨 업’ 미소
“제가 내년에 ‘마구’를 준비하고 있어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두산 고창성(25)은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자신 있게 말했다. 평소 수줍음 많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올 시즌 64경기에 출장해 16홀드 방어율 1.95. 뛰어난 성적으로 두산의 허리를 단단하게 지킨 그가 내년에 ‘마구’를 장착해 한층 강력해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고창성은 올해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하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을 이용찬에게 양보해야 했다. 내심 기대했던 터라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지만 잠실구장에서 다시 만난 그는 “우리 팀 선수가 받아서 괜찮다”며 활짝 웃었다.
게다가 고창성은 야구원로들의 모임 일구회에서 준 신인상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그는 “야구인들이 주는 상이라 영광”이라며 쑥스럽게 웃고는 “‘마구마구’ 프로야구에서 상을 받았으니 내년에 ‘마구’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고창성의 새무기인 ‘마구’는 정확한 구종이 없다. “시즌 중 우연히 발견했고 그때는 모르고 던지다가 이제야 던지는 법을 깨달았다”는 게 그의 설명. 투구 폼에 일명 ‘쿠세(습관)’가 없어 타자들이 구분하기도 어렵단다.
고창성의 무기는 또 하나 있다. 투수에게 공을 잘 던지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주자견제다. 고창성의 퀵모션은 사이드암투수로는 드물게 1초2∼3대로 빠른 편. 그는 “언더핸드투수가 느리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그거 아세요? 저 올 시즌에 도루를 1개도 허용 안 했어요. 그 빠르다는 ‘대도’ 이대형(LG)도 못 뛰었다니까요.” 고창성은 스스로가 뿌듯한 듯 다시 한 번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