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스포츠동아DB
가을잔치 생애 두번째 출격채비 끝… “날 버린 성남…반드시 비수 꽂겠다”
이동국(30·전북 현대)의 집에는 수많은 메달이 걸려 있다. 그의 화려한 축구인생을 가늠해볼 수 있는 흔적들이다. 그러나 무언가 허전하다. K리그에서 12년 간 최고 스트라이커로 군림했지만 정작 우승 메달은 없다. 성남 일화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이틀 앞둔 11월 30일, 전주 완산구 봉동읍에 위치한 전북 현대 훈련장에서 만난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뛰며 받은 메달들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FA컵 준우승 메달 2개(01,02년)가 전부다. 이번이 우승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새로이 우승메달을 걸어놓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생애 첫 챔프전 출전 노린다
이동국은 K리그 217경기에서 85골 29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가을잔치에서 뛴 기억은 희미하다. 데뷔 첫 해인 1998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11골 2도움을 올리며 신인왕에 등극했고 팀은 PO에 진출했지만 정작 자신은 대표팀 차출로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2006년 수원과의 4강PO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된 게 PO 출전의 전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작년 여름 국내로 복귀해 성남으로 이적했지만 6강 PO에서는 교체명단에도 들지 못한 채 팀 패배를 쓸쓸히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이동국은 올해 정규리그 20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고,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1년 전 성남을 탈락시켰던 전북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향해 칼날을 겨누고 있다.
○나머지 50%%는 챔프전에서 채운다
이동국은 11월 1일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우승의 기분이 뭔지 알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평소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지만 그날은 달랐다. 그러나 그날 저녁 팀 우승 축하연에서 후배들에게 “우리는 목표의 절반만 이뤘다. 나머지 반은 챔프전에서 채우자”고 강조했다. 우승에 대한 그의 갈망을 엿볼 수 있다. 결전을 눈앞에 둔 지금 정규리그 1위 환희는 다 잊었다.
전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