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KLPGA 투어 시드선발전에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달 27일 전남 무안의 무안골프장에서 끝난 정규투어 시드전은 1년 농사를 결정짓는 유일한 기회다. 선발전에서 50위 이내에 들어야 2010년 정규투어 출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2008년 280명이던 선발전 참가자는 올해 350명으로 70명 늘었다.
한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몰려든 선수들을 보면 이력도, 사연도 다양하다. 1년 내내 이날만을 기다리며 준비해온 연습생부터 정규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한 스타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홍진주(26), 임성아(25), 조령아(25) 등 미 LPGA 투어 출신과 원재숙(40), 이오순(47) 등 일본투어에서 활약했던 베테랑까지 출전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스타들까지 가세한 시드선발전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했다.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며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최종 4라운드가 끝나자 선수들의 명암도 엇갈렸다. 탈락한 선수는 슬픔의 눈물을, 출전 티켓을 거머쥔 선수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45위로 출전 티켓을 잡은 박시현(21·소피아그린)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살벌하다. 정규 대회와 달리 1타에 명암이 엇갈리기 때문에 한 순간도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동반자와 말 한 마디 나눌 여유도 없었다. 마지막 홀을 끝내고 들어오면서 기다리던 엄마 얼굴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LPGA 출신 스타들에게도 선발전은 만만하지 않았다.
거뜬하게 선발전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던 홍진주와 임성아는 1라운드에서 부진한 출발을 보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남은 라운드에서 선전을 펼치며 무난하게 티켓을 확보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조령아와 원재숙, 이오순 등은 KLPGA 투어의 높아진 벽을 실감하며 탈락의 쓴잔을 들었다.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국내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도 마음을 굳히지 못하는 이유가 시드선발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엄청난 경쟁률에 10대 선수들의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탈락하면 체면만 구긴다. 떠나긴 쉬워도 돌아오긴 힘든 게 KLPGA의 현실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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