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 스포츠동아DB
‘이택근 트레이드 파문’ 무엇이 문제인가?
화두는 다시 ‘돈’이다. 히어로즈가 납부한, 혹은 납부해야 했던 36억원. 히어로즈가 프로야구 가입금을 완납하지 못한다면 트레이드에 대한 권리 자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한 쪽은 “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한 쪽은 “못 받았다”고 여긴다. 자칫 진실게임으로 번지게 생겼다.
○이사회는 분납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렸나
LG와 두산은 “15일에 히어로즈가 보낸 15억원의 입금을 확인했다”고 했다. 총 54억원의 서울 연고 분할 사용료 중 덜 받았던 30억원을 나눠 받았다는 주장이다. 히어로즈는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30억원을 뺀 나머지 금액 6억원을 송금했다. 이에 대한 LG와 두산의 주장은 같다. “6월에 서울 입성금을 12억원씩 나눠받을 때도 KBO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받았다. 이번에도 그 때처럼 했을 뿐이다.”
사실이다. 6월 19일 열린 3차 이사회는 “히어로즈가 양 구단에 24억원을 나눠 지급하라”고 결의했다. 제3자를 거칠 경우 세금 문제가 복잡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KBO는 “그 때와 같은 상황이 아니다. 9월 15일 5차 이사회에서 히어로즈 미납금 처리 문제를 다음으로 미뤘다. 그리고 최근(12월 8일) 이사간담회에서는 구단끼리 격론을 벌이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히어로즈-LG-두산이 ‘선수’를 쳤다는 얘기다. 그런데 히어로즈의 얘기는 또 다르다. “KBO 유영구 총재도 (이번에) LG와 두산에 직접 송금하는 부분에 동의했다”고 한다. 갑론을박이 따로 없다.
○KBO “다시 보내라” VS LG·두산 “그럴 수 없다”
KBO가 36억원 중 30억원을 서울 입성금 지급을 위해 쓸 생각이었다면, 못 이기는 척 인정하고 넘어가면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거센 제지는 다른 의중을 암시한다. 또 이대로 트레이드 승인이 끝날 경우 히어로즈의 전신 현대로부터 연고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SK의 반대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SK 신영철 사장은 역시나 “36억원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둘째 문제다. 히어로즈의 분납금은 일단 KBO에 전액 입금돼야 하는 게 맞다.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레이드 성사가 중요한 목적이라면 다른 간단한 방법도 있다. LG와 두산이 이미 받았다는 30억원을 일단 돌려주고, 유보된 KBO의 승인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LG와 두산은 “정당하게 받은 돈을 돌려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히어로즈가 36억원을 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LG, 두산과의 ‘트레이드 머니’로 남은 돈을 메우는 데 합의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쨌든 사태는 갑작스럽게 KBO와 서울 세 구단의 팽팽한 대립으로 번졌다. 18일에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하려던 LG와 히어로즈도 뜻밖의 암초에 부딪히자 발표를 미뤘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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