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투수 박찬호(37)에게 시카고 컵스와 탬파베이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약속의 땅’이자 ‘비운의 장소’였던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스포츠동아DB
컵스 홈구장은 ML첫승 거둔 ‘희망의 땅’이자 허리부상 안긴 ‘비운의 땅’
컵스 베테랑 우완 셋업맨 부족
유동적인 5선발 …‘틈새’ 매력
때론 기분좋은 추억으로, 때론 가슴 아픈 상처로 남았던 곳. 그 곳에 새 둥지를 틀 수 있을까.
필라델피아와 결별한 프리에이전트(FA) 투수 박찬호(37)에게 시카고 컵스와 탬파베이가 동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6일(한국시간) 컵스와 탬파베이가 지난해 필라델피아에서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박찬호에게 나란히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SI는 ‘박찬호는 1년 300만달러를 제시한 필라델피아의 제안을 보기 좋게 뿌리쳤고, 더 많은 연봉과 긴 계약기간을 원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컵스나 탬파베이, 두 팀 모두 박찬호를 선발이 아닌 불펜요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팀 중 상대적으로 박찬호의 영입 가능성이 높은 팀은 컵스. 탬파베이는 유망주 투수들이 즐비하지만 컵스는 마무리 카를로스 마몰 앞에 투입할 베테랑 우완 셋업맨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컵스는 5선발이 유동적이라 박찬호는 또다른 기회도 잡을 수 있다.
통산 120승 투수인 박찬호는 컵스의 홈 구장인 리글리필드와 유독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1914년에 건설돼 보스턴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1912년)에 이어 MLB 구장 중 두 번째로 긴 역사를 갖고 있는 리글리필드는 박찬호에게 한 때 ‘약속의 땅’이었고, 때론 ‘비운의 장소’였다.
박찬호는 리글리필드에서 통산 14번(6번 선발 포함) 등판해 5승3패 방어율 4.59를 마크했다. 홈구장이었던 다저스타디움(45승·LA 다저스), 레인저스볼파크(13승·텍사스)에 이어 개인적으로 봤을 때 세 번째로 많은 승을 거둔 구장이다.
빅리그 데뷔 첫 승의 달콤한 추억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 3년차였던 1996년 4월 7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컵스전에서 선발 투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2회 등판, 4이닝 3안타 4볼넷으로 감격적인 생애 첫승을 따냈다. 무려 7삼진을 잡았고, 강인한 인상은 그가 곧바로 다음 등판에서 시즌 첫 선발로 뛰는 계기가 됐다. 그해 6월 20일에는 타석에서 첫 밀어내기 볼넷으로 승리타점을 올리고 동시에 승리투수도 되는 기쁨도 맛봤다. 3-3 동점이던 연장 10회 구원 등판한 박찬호는 13회초 2사 만루에서 볼넷을 얻었고, 마운드에선 3이닝 무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을 기록했다. 그가 한해 첫 10승 고지에 처음 오른 것도 이듬해 8월 1일 리글리필드에서였다.
하지만 빅리그 데뷔 초반 이처럼 좋았던 리글리필드의 추억은 계속되지 못했다. 2000년 5월 17일, LA 다저스 소속이던 그는 집단 몸싸움에 연루돼 벌금 3000달러를 받았고, 2001년 5월 5일에는 7이닝 2실점의 호투를 하다 갑작스런 허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되기도 했다. 리글리필드에서 당한 허리 부상은 수년간 그를 부상 악령에 떨게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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