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리유니언(미 플로리다 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자신감 회복이 큰 수확
새 시즌을 맞은 최나연의 어깨는 무겁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작년 첫 대회 생각이 난다. 자신감이 대단했다. 3일 간 경기를 하면서 단 한번도 후회를 해본 기억이 없을 정도다. 정말 철저히 준비하고 시즌을 시작했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은 부담도 된다.”
새로운 동계훈련 프로그램도 어떤 성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사다. 올해부터는 골프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동계훈련을 진행했다. “작년엔 호주에서 동계훈련을 했는데 골프에만 90% 이상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골프와 영어,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골고루 진행하면서 변화를 줬다. 올해 처음으로 심리치료까지 받으면서 골프 이외의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하루 24시간을 단 1분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애써온 최나연은 지난해보다 더 강해지기 위해선 두 배의 땀을 흘렸다. “지난 2시즌을 뛰면서 우승을 하기 위해선 실력 이외에 또 다른 요소가 필요함을 느꼈다. 그동안 멘탈 측면이 부족했는데 작년 우승 이후 많이 좋아졌다. 올해는 웨이트 트레이닝, 심리치료 등 다양한 동계훈련 프로그램으로 소화해 안정감도 생겼다.”
아직은 작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탓에 새 시즌에 대한 부담도 있다. 올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첫 대회라는 부담도 있다. 작년에 잘했기 때문에 올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올해는 너무 빨리 시즌이 시작된 것 같다. 아직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아 조금은 걱정도 된다.”
▲부담 털고 첫 승 사냥
다행히 6주간의 동계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부담이 줄었다. 특히, 심리적인 부분에서 작년보다 훨씬 안정감을 찾으면서 자신감이 커졌다.
“동계훈련을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완벽하게 고치고 싶었는데 그건 내 욕심이었다. 코치가 ‘이번 훈련동안 스윙을 고친 것도 아니고 바꾼 것도 없다. 현재보다 좀더 향상하기 위해 훈련한 것뿐이니 현재에 만족하라’고 주문했다. ‘지금도 충분히 우승할 만한 실력이니 실수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그 얘길 들으니 마음이 편해지고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
최나연의 라이벌은 자신이다. 지금껏 줄곧 정상을 지켜온 최나연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쓸고 다니는 신지애(22·미래에셋)와 비교하면 지독할 정도로 상복이 없다.
“2008년 루키 시절 신인상에 욕심이 많았다. 조건부 시드를 받고 시작했지만 시즌 중반 성적이 좋아지면서 신인상 욕심이 생겼었다. 결국 물거품이 됐다. 받았으면 좋겠지만 아쉽다. 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하다보면 상을 탈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나연은 13일 태국으로 이동했다. 현지에서 4일간 적응 시간을 거친 뒤 18일 대망의 2010 시즌 첫 티샷을 날린다.
리유니언(미 플로리다 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