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은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코치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부상과 수술로 잃어버린 구속이 빨라지고 있었기 때문에다. 특히 올해 초 괌 1차 전지훈련 이후 직구가 더 빨라지고 묵직해졌다. 조범현 감독도 “이대진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구속이 훨씬 빨라졌다. 선발에서 활약이 기대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빨라진 구속은 성실한 훈련 덕이겠지만 동료들이 꼽는 비결은 엉뚱하게 신인 임기준(19)이다. 설마 대선배의 투구폼이라도 바꿔준 것일까? 이대진은 괌 전지훈련기간 임기준과 같은 방을 썼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이대진의 회춘을 보고 “열아홉 신인이랑 한 방을 쓰면서 젊은 기를 빨아먹었나보다”고 농담하며 축하를 대신했다.
임기준은 KIA가 지난해 2라운드에서 지명한 좌완투수다. KIA의 아킬레스건인 왼손 불펜요원으로 기대가 큰 유망주다. 특히 괌 룸메이트 이대진은 구속이 빨라지더니 미야자키에서 한방을 쓴 이용규는 타격감이 절정으로 뛰어올랐다. 데뷔첫해 어떤 성적을 올릴지는 모르지만 룸메이트로는 이미 신인왕급 활약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