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뒷담화 이제는 말해 볼래요”
롤러코스터 타면 어지러워요. 프로야구팀들도 마찬가지예요. 물 건너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기분좋게 땀 흘리다 꽃샘추위 살벌한 국내로
돌아와 시범경기 치르느라 눈코 뜰 새 없어요. 눈은 고사하고 우박까지 막 떨어져요. 정신도 아뜩해요. 이 추위에 웬 야구? 하지만
정규시즌 찜 쪄 먹는 구름관중 보고 다시 생각해요. 그래서 시범경기부터 살 떨리는 승부치기까지 하나 봐요.○작두 위에 올라탄 김경문 감독
감독,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봐요. ‘신기(神氣)’가 있어야 해요. SK 김성근 감독이 해마다 키플레이어로 정한 최정, 김광현, 전병두 날아 다녔어요. 두산 김경문 감독도 요즘 ‘예언발’ 장난 아니에요. 작두 타야겠어요. 12일 대전 한화전. 선발 히메네스였어요. 위력적인 볼로 SK 타자들 꼼짝 못하게 했다고 한화 타자들 떨었어요. 그때 김 감독 말했어요. “히메네스가 오늘은 맞을 거야. 맞을 때가 됐지.” 딱 들어맞았어요. 4이닝 8실점, 떡실신 됐어요. 김 감독 한 마디 덧붙였어요. “장민익은 매스컴이 너무 띄워줘. 실력이 그만큼은 아닌데….” 14일 잠실 LG전 선발로 나선 장민익, 1.2이닝 5실점하고 조기강판 됐어요. 이런 우라질네이션! 말만 하면 자꾸 맞아 떨어져요. ‘예언 3탄’은 14일 경기 전에 나왔어요. 하루전 LG에 5-9로 지자 “7-8로 져야했는데 5-9로 져서 아쉬웠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성열이 김 감독 말 들었나 봐요. 이날 6-8로 뒤지던 8회 솔로포로 7-8 만들었어요. 김 감독 자신이 말해 놓고도 소름 돋아요. 그런데 9회 9-8 짜릿한 역전승 거뒀어요. 김 감독 안도의 한숨 내쉬었어요. 말 한 마디 하기도 무서운 요즘이에요.
○은퇴하고도 이름 날릴 위기의 남자
은퇴한 프로야구선수 A 얘기에요. 한때 B구단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했어요. ‘명예의 전당’급 족적을 남긴 건 아니지만 나름 긴 시간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누볐어요.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어요. 그러나 그라운드를 떠난 A가 최근 큰 위기를 맞았어요. 아직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간통죄로 고소당했대요. 요즘 평일 저녁 TV만 켜도 낯 뜨거운 불륜 장면이 버젓이 나오는 세상이지만 그의 불륜 스토리는 충격적이에요. ‘사랑과 전쟁’은 차라리 순정만화로 느껴져요. 아직 고소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알고 보니 A, 현역시절에도 여자문제로 말썽 많았나 봐요. 그동안 구단이 감춰줬지만 경찰서 오간 게 몇 번이나 됐대요. 구단은 그것 때문에 방출했는지도 몰라요. 사생활이라도 프로야구선수는 공인, 세간의 관심도 높아요. 들통 나면 구단도 골치 아파요. 현역 때 일어난 일이라면 팀워크에 미치는 영향도 커요. 아무튼 돈 잘 벌고 잘생기고 몸 튼튼한 프로야구 선수들 조심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SK 정경배 코치의 ‘살신성인’
SK는 주니치 출신 세키가와를 새 메인 타격코치로 영입했어요. 은퇴한 정경배가 서브 코치로 지원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나이는 정 코치가 더 많아요. 그래서 세키가와가 “선배”라 부르며 깍듯이 모셔요. 일본말 “센빠이”가 아니라 한국말 “선배”라고 해요. 정 코치가 한국어 교육까지 시키는 덕분이에요. 게다가 밤엔 혼자서 따로 한국어 공부까지 한대요. “가족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 애인 만들려고 그런다”고 농담할 정도에요.
그런데 세키가와 위해 헌신하다보니 정 코치만의 남모를 애로사항이 하나 생겼어요. 세키가와하고 한국어로만 대화하다보니 정작 자신의 일본어 실력이 안 늘어요. 그래도 내색 않는 정 코치는 ‘좋은 선생님’이에요. 언어학습의 또다른 맛(?)인 다양한 욕은 가르치지 않아요. 그런데 그 이유가 걸작이에요. “어차피 이름이 욕인데요.” SK는 일본인 코치 부를 때 편의상 두 자만 끊어서 불러요. 세리자와는 세리, 세키가와는 세키. 부를 때마다 “어∼이, 세끼” 욕이 막 터져요.
한화 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 DB]
○주인 없는 한화 덕아웃
지난해 꼴찌였어요. 팀을 대표하던 쌍포는 미련 없이 바다 건넜어요. 그런데 이상해요. 구단 사장은 겸임이긴 해도 구단주 대행으로 승진했어요. 그 사이에 바뀐 건 감독 뿐이에요. 다른 구단들은 키득거려요. 속으론 또 이렇게 속삭여요. “올해도 꼴찌는 정해진 것 같은데….” 계산기 같은 시베리안 허스키 상황이에요. 하지만 속 타는 사람은 ‘타짜’ 아닌 ‘초짜’ 감독뿐인 것 같아요. 주위를 둘러봐도 식칼은 없고 과일칼들 뿐이에요. 과일칼로 소를 잡아야해요. 덕아웃에 앉지도 못하고 그라운드 이곳저곳 배회해요. 그런데 임원이 눈치 없이 덕아웃 지켜요. 고민 많은 감독 대신해 덕아웃 들른 기자들 반갑게 맞아줘요. 한술 더 떠 일장연설까지 해요. 홈과 원정, 시도 때도 안 가려요. ‘또 꼴찌’ 하면 이 분이 감독 겸임하려나 봐요.
○삼성 프런트는 멀티 플레이어?
삼성 구단 직원들은 죄다 멀티 플레이어인가 봐요. 홍보팀원은 통역요원으로 활약해요. 구멍이 생기자 마케팅팀원이 홍보팀원으로 변신해요. 하루하루 역할 바꿔요. 모르는 분야라도 일단 투입부터 시키고 불부터 끄래요. 위에서 까라면 까야 해요. 일등주의 삼성이 옛날부터 이런 건 아니었어요. 프런트에 이등병은 안 들어오고 상병과 병장만 가득해요. 직원들 큰집으로 차출돼 나가지만 충원이 안 돼요. 위에서는 관심이 없나 봐요. 상병들이 신발 정리하고 있는 꼴이에요. 말이 좋아 멀티지 직원들 죽을 맛이에요. 있는 사람끼리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해 품앗이해요. 농사짓는 것도 아닌데, 감동적이에요. 눈물이 앞을 가려요. 삼성 프런트 캐치프레이즈는 ‘이 없으면 잇몸’인 것 같아요. 오토매틱 커버플레이, 꼭 네덜란드 축구 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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