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으로 올 시즌 꽃을 피우기 시작한 넥센 김민우가 5일과 6일 문학 SK전에서 각각 김광현과 송은범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아들 위해 어머니가 건넨 달마도
머리맡에 둔 후로 방망이 잘터져
SK전 또 홈런“어머니사랑 덕분”
달마도에서 퍼져나오는 모정(母情)의 향기가 넥센 김민우의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2002년 현대에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김민우는 대형 내야수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현대 내야에는 유격수 박진만과 2루수 박종호 등 거목이 버티고 있었다. 그들이 FA(프리에이전트)로 떠난 뒤에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어느덧 서른한 살이 됐다.
올시즌 초반 황재균의 손목부상으로 넥센의 내야 한 자리가 비었다.
김시진 감독은 3루를 김민우에게 맡겼다.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유독 잘친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일이 잦았다. 김민우는 그 때마다 “왜 이렇게 (하늘이) 안도와주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가슴이 조마조마해 아들 경기는 보지도 못한다”는 어머니의 가슴은 더 아팠다. 매일 아들을 위해 지극정성 불공을 드리던 어머니는 스님을 찾아갔다. 그렇게 탄생한 달마도. 김민우는 매일 밤 머리맡에, 액운을 쫓는다는 달마도를 걸어두었다.
처음에는 그냥 우연인 줄만 알았다. 방망이가 잘 맞았다. 5일 문학 SK전. 김민우는 SK 에이스 김광현에게만 3안타(1홈런)를 뽑으며 SK의 연승행진(16)을 마감시켰다. “김성근 감독님 면도를 시켜드리고 싶었다”는 당찬 소감대로, 달마도의 기운이 면도 징크스를 눌렀다.
경기가 끝난 뒤 어머니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박영애 씨는 평소 아들에게 괜한 짐을 줄까봐 두려워 먼저 수화기를 들지 않는다. “장하다. 아들.” 때로는 짧은 말이 도리어 강렬한 느낌을 담는 법. 김민우의 가슴이 뛰었다.
“처음에는 그냥 징크스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달마도에 어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어서 잘 되는 것 같아요. 어머니께 (달마도를) 하나 더 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이번에는 헬멧 안에 넣어두려고요.” 그라운드에서도 달마도와 함께 뛸 심산.
6일 문학 SK전에서도 김민우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2-0으로 앞선 3회초 공격에서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솔로홈런. SK가 자랑하는 좌·우완 투수들을 상대로 연 이틀 아치를 그린 김민우는 비룡의 새로운 저격수로 떠올랐다.
벌써 팀내 최다홈런(5개). 김시진 감독은 황재균 복귀 뒤 김민우의 활용법까지 생각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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