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평가전이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가우텡주 요하네스버그 교외에 위치한 템비사 마쿨롱 스타디움.
이날 전반전이 끝난 뒤 기자에게 한 흑인 남성이 다가와 ‘북한 기자’냐고 물었다. ‘아니다’라고 답하자 이 남성은 곧바로 자기소개를 했다.
그의 이름은 존스 말릭. 감비아 TV 소속 기자이며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팀만 17년 이상 취재한 베테랑 기자였다.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위해 스탠리 카산덱 기자와 함께 BBC에서 파견되었다고 한다.
먼저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3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의 전력에 대해서 물었다. 말릭 기자는 “유연하고 스타플레이어가 많지만 경기를 전개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또 왼쪽 측면 풀백이 불안하다”고 약점을 꼬집었다.
말릭 기자가 가지고 있던 공책에는 수년간 자신이 취재한 내용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앙골라, 나이지리아, 세네갈, 모로코 등 서아프리카 팀들이 주를 이뤘다. 공책을 공개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자 “이 공책은 내 생명과도 같다”며 끝내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나 질문에는 친절하게 대답해줬다.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힌국은 매우 빠른 팀이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같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최근 평가전에서도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전력은 2006년 독일월드컵 때보다 좋다. 스피드와 강한 압박을 가한다면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제압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말릭 기자는 “나이지리아는 본선 상대국인 한국의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있을 뿐이다. 특히 새 사령탑이 내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팀 분석보다 전력을 끌어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의 상황을 전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