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도 떠는 더반 “응원가기 겁나요”

입력 2010-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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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지리아전 열리는 더반은?

나이지 사람 많은 소문난 우범지대
오후 8시30분 경기 범죄위험 더 커
타도시 교민들 “원정 응원 글쎄요…”


그리스가 베이스캠프를 차린 남아공의 더반은 한국이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장소다. 더반은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도시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이 경기는 나이지리아 홈경기 같은 분위기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지에 도착해 보니 예상보다 상황은 더 심각했다. 6만9957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의 대부분이 나이지리아의 상징인 녹색으로 덮일 위기다.


● 경기 장소와 시간문제

경기장 인근은 더반에서도 우범지대다. 흑인들이 밀집해 사는 지역이 경기장 지척이다. 경기 전후에 한국 응원단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대사관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영사들을 3차전에 앞서 더반으로 급파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경기 시간도 문제다.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8시30분에 열린다. 오후 6시부터 어두컴컴해지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범죄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 더반에 사는 한 동포는 “더반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어두워지면 이동을 꺼리는데 경기 시작 시간이 너무 늦다. 경기 시작 전에도 위험할 수 있다”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 다른 지역 거주 교민 더반 이동 꺼려

경기 시간이 늦고 워낙 위험한 지역인지라 더반 이외의 대도시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나이지리아전 응원에 적극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더반에 거주하는 교민은 약 100여명.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는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이다. 하지만 이 두 도시에 사는 동포들은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까지 위험한 더반에 가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게 현지 교민의 설명이다.

만약 원정 응원을 한다 해도 밤에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반에 머물러야 한다. 그런데 치안이 불안하다보니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붉은 악마 200여명이 한국-나이지리아전을 응원하기 위해 더반으로 온다. 그래도 응원단이 1000명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6만9957명을 수용하는 더반 스타디움은 나이지리아 팬들로 가득 찰 가능성이 크다. 태극전사들은 나이지리아로 원정을 떠난 듯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할 판이다.

더반(남아공)|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twitter.com/sports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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