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을까” 2002년 올스타전 시구자로 나선 장나라가 상큼하게 시구하고 있다. 이때 타석에 있던 KIA 이종범이 타구를 강타하면서 장나라의 얼굴 바로 옆으로 날아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스포츠동아 DB]
9회말 패배 자초후 의미심장한 미소지어
이종범, 장나라 시구 강타…얼굴 맞힐뻔
부진 감독들 잇단 해임…‘올스타전 괴담’
해마다 올스타전은 얘깃거리가 풍성하다. 감독이나 선수들도 홀가분하게 경기에 나서면서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장나라 시구 강타한 뒤 진땀 흘린 이종범
2002년 문학구장. 시구자 장나라의 투구가 서군 1번타자 KIA 이종범의 등 뒤로 날아갔다. 보통 시구는 한번으로 끝나지만 당시 사회자였던 이창명이 10여m 앞으로 나와 다시 시구하도록 지시. 그런데 이종범이 강타해 버리면서 타구가 장나라의 얼굴 바로 옆으로 날아가면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올스타전은 성적부진 감독들의 무덤?
한동안 올스타전 괴담이 나돌았다. 1998년 한화 강병철 감독은 올스타전 30분 전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축제의 장 올스타전이 초상집 분위기. 이듬해 쌍방울 김성근 감독(현 SK 감독)도 올스타전 때 해고되는 아픔을 겪었다. 비난여론을 의식한 구단이 올스타전이 끝난 뒤 경질을 통보한 것만 달랐다.
○구대성의 미스터리 끝내기 폭투
2000년 올스타전은 2게임으로 치러졌다. 마산 1차전 연장 15회 무승부에 이어 이틀 뒤 제주에서 열린 2차전. 한화 구대성이 4-3으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 홍성흔 타석 때 연속 2개의 폭투를 범해 4-5로 역전패. 그런데 구대성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자 해석이 분분했다. 마지막 비행기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팀 동료 송지만(현 넥센)을 MVP로 만들기 위해 경쟁자인 홍성흔의 끝내기 안타 기회를 원천봉쇄했다는 설까지….
○승부에 몰두하다 장종훈 은퇴경기 날릴 뻔
2005년 한화 장종훈은 올스타전에 앞서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슈퍼스타의 마지막 타석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장종훈은 특별초청선수로 올스타전에 합류했다. 서군이 5-6으로 뒤진 9회말 2사 1·2루. 서군 김재박 감독은 승부에 몰입하다 장종훈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조인성이 마지막 타석에 나서 초구에 파울을 쳤다.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린 김 감독은 장종훈을 긴급투입. 결국 2루 땅볼로 경기가 종료됐다. 만약 조인성이 파울이 아닌 범타를 쳐버렸더라면….
○그밖의 장면들
2005년 서군 한화 송진우-LG 조인성 배터리가 2회 1사 2·3루서 롯데 박기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동시에 덕아웃으로 향하다 3루주자 롯데 펠로우에게 득점을 허용했다. 1988년에는 패배한 서군 한대화가 MVP를 차지하자 동군 선수들이 시상식에 보이콧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