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4회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 선수들이 대국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게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통합예선
온·오프 예선거쳐 아마대표 12명 선발내달 2일부터 프로 308명과 통합예선
본선진출권 19장 놓고 진검승부 펼쳐‘반상 별들의 전쟁’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통합예선전이 8월 2일부터 7일까지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펼쳐진다.
삼성화재배는 1269명의 아마추어들이 출전한 온라인 예선을 시작으로 24∼25일 아마 오프라인 예선을 통해 최종 12명의 아마추어 선수를 선발했다. 통합예선은 12명의 아마추어 선수와 프로기사들이 ‘계급장’을 떼고 한 판 붙는 대결의 장이다.
통합예선에는 주최국인 한국 209명의 프로를 비롯해 중국 56명, 일본 34명, 대만 9명 등 모두 308명이 출전한다. 본선 시드를 제외하고 통합예선에 걸린 본선진출 티켓은 모두 19장. 작년보다 4장이 늘었다.
통합예선의 본선 진출 티켓이 늘었다는 것은 곧 본선 시드의 축소를 의미한다. 본선 32강 중 시드는 지난해 17명에서 13명으로 줄었다. 통합예선의 관문이 지나치게 좁다는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통합예선 대국료가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19장의 본선 진출 티켓 중 4장은 시니어조(만45세 이상)와 여자조에 각각 2장씩 배정됐다.
본선 32강전은 9월 8일부터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다. 32강전에는 예선 통과자 19명과 이창호, 콩지에, 구리, 치우쥔 등 전기 대회 4강 진출자, 각국 국가 시드자 12명에 주최사 추천 1명(미정)이 참가하게 된다.
세계바둑대회 중 주최국이 아닌 외국에서 개막식과 본선 첫 회전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미있는 점은 선수들의 자비 출전. 삼성화재배는 지난해부터 전 경기에 걸쳐 선수들의 자비 출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선 32강전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들은 자비를 들여 중국으로 날아가 본선에 임하게 된다.
이 원칙에 따라 자비출전으로 해외에 나간 기사는 이창호 9단이 있다. 이9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4강전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려 자비로 대회에 출전했다.
매년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바둑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켜 온 삼성화재배의 슬로건은 ‘변화와 혁신, 진화하는 삼성화재배’. 슬로건에 걸맞게 올해 대회 역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눈길을 끈다.
우선 대국 중 중식 시간이 사라졌다. 바둑의 스포츠 성격을 강화한 점도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대국에 참가한 선수들이 식사를 하는 도중 다른 선수와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공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오전 10시로 통일돼 있던 대국시간을 통합 예선의 경우 오후 1시, 본선은 오전 11시로 조정했다.
미래의 기재들을 육성하기 위한 바둑꿈나무 후원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도 이채롭다. 본선 이상 경기의 대국 결과에 따라 일정금액을 장학기금으로 적립해 바둑꿈나무 장학금으로 수여한다. 1집당 1만원이며 5집(실제로는 5집반승) 차로 이기면 5만원이 적립된다. 불계승을 거둘 경우 30만원이 쌓이게 된다.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 상금 규모는 6억 6000만원. 우승상금은 2억원, 준우승 7000만원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