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인욱-백정현.
삼성 정인욱(20)은 투수조 막내다. 선동열 감독이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지면 그걸로 됐다”고 말할 정도로 장래성을 보고 키우는 새싹이다. 올해 22경기에 나가 4승을 거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숨겨진 비밀 하나. 17일 대구구장. 정인욱은 “이기고 싶으면 (백)정현이 형 뒤에 줄 서야한다”고 귀띔했다. 백정현에 이어 등판을 하면 승리한다는 일종의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인욱은 7월 30일 대구 넥센전에서 배영수∼백정현에 이어 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6월 30일 대구 롯데전에서도 백정현 등판 후 마지막에 마운드에 올라 승을 챙겼다. 정인욱 뿐만이 아니다. 5월 2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백정현 바로 뒤에 오른 나이트가, 5월 7일 대구 SK전, 7월 10일 목동 넥센전 역시 백정현 뒤에 등판한 안지만이 승리했다.
백정현은 필승조가 아니다. 즉, 팀이 지고 있을 때 나온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올해 그가 마운드에 오르면 바통을 이어받는 투수에게 승리를 챙겨주는 행운이 따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백정현은 현재 1군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두산과의 3연전 선발투수로 예고돼 있는 정인욱은 “(백)정현이 형이 많이 도와줬는데…”라고 그리워(?)하고는 “이제는 실력으로 승리를 따야겠다”며 해맑게 웃었다.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