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 MLB 수다] 유치원 교사…최고급 장난감… ML구단의 친가족형 패밀리룸

입력 2010-08-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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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욕 시티필드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메츠의 특급마무리투수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K-Rod)가 여자친구의 아버지이자, 자녀들의 외할아버지를 폭행한 것이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경기 직후 일어났으며 그 장소가 클럽하우스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패밀리룸(Family Room)이라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사고가 발생한 패밀리룸은 도대체 어떤 곳이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메이저리그팀들은 선수를 최대한 배려하고 지원한다. 여기엔 선수의 가족도 포함된다. 가족들에 대한 걱정을 덜어줘야 필드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패밀리룸이다.

실제로 메츠나 다저스같은 구단은 시정부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유치원선생님을 패밀리룸에 배치한다. 짐작대로 그들의 역할은 경기중 선수의 자녀를 돌보는 것이다. 이 역할을 단순한 베이비시터가 아닌 정규 유치원 교사가 맡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패밀리룸에는 아동을 위한 책은 물론 최고급 장난감이 마련돼 있다. 교과과정이 정규 유치원(프리스쿨)과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르바이트 직원을 쓰지는 않는다. 패밀리룸에도 ‘프로’를 고용해 불미스러운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구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패밀리룸은 직계가족들에게만 출입이 허용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즉, 경기중에는 선수의 부인 아니면 자녀에 한해서 출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 선수를 기다리는 친척이나 친지에게도 개방한다. 그래서 K-Rod의 장인 폭행사건이 벌어졌던 것이다.

패밀리룸이 클럽하우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미국사회가 얼마나 가족관계를 중시하는지 알려주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흔히 쓰는 표현중의 하나가 ‘family problem’이다.

누구나 들춰보면 조금씩 가족문제가 없을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구단은 최대한 선수가족의 안전과 편리함에 초점을 맞춘다. 따지고 보면 선수들은 결국 가족을 위해서 뛰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o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직원을 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twitter.com/danielkim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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