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은 물위의 격투기…출발부터 달라!”

입력 2010-08-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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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 선수들이 물살을 가르며 수면 위를 시원하게 질주하고 있다. 경정은 경마, 경륜과 달리 독특한 경기 운영방식으로 진행돼 베팅 초보자들이 이에 대해 미리 숙지해 두는 것이 좋다.

■ 쉽게 배우는 경정탐구생활


1. 경정이 뭐지?



6정의 보트 계류장 출발해 코스잡기
약 8초 전부터 전속질주 출발선 통과

소개항주 2바퀴 후 승자투표권 발매
출발지체 등 규칙위반땐 고객에 환불


하얀 물살을 시원하게 가르며 질주하는 보트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일상의 시름을 잊는다. 보트의 굉음은 록 콘서트장의 드럼비트처럼 가슴을 치고, 사람들의 함성에 뭉친 스트레스는 산산조각이 난다.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가 삶의 의욕을 불끈거리게 만든다.

스포츠동아가 경주사업본부와 함께 경정 팬들을 위한 6부작 기획기사 시리즈를 연재한다. 경정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거나, 아직 경정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특히 유익한 시리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상의 인물 경달 선생과 김배우가 독자 여러분을 경정의 세계로 안내한다.



경달 선생: 자네 관상을 딱 보니 ‘경정상’이로구먼. 시원시원하고 막힘이 없어. 자네에게 묻겠네. 경정이 뭔가?

김배우: 보트 경주 아닙니까. 사람들이 베팅을 하는 보트 경주.

경달 선생: 역시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구먼. 하지만 어디 가서 그렇게 답하지는 말게. 무식하다고 할 걸세. 적어도 경정 팬이라면 ‘6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순위를 다투는 모터보트 경주로, 온 가족이 함께 시원한 레이스를 즐기면서 우승자를 적중시켜 배당금을 받는 새로운 참여형 레저스포츠’ 정도로 대답할 수 있어야지.

김배우: 뭐, 그게 그거 아닙니까.

경달 선생: 어허, 품위가 다르지 않나. 여하튼 경정은 ‘수상의 격투기’라고 불리기도 한다네.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버리는 자연 속의 푸른 스포츠라고도 할 수 있지. 자, 우선 경정 경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야겠지. 이걸 모르면 경정장에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게 된다네.

김배우: 지난주에 바로 제가 그랬지요.

경달 선생: 우선 ‘경주의 진행 과정’<표>을 벽에 붙여 놓고 하루 세 번씩 보며 숙지하도록 하게. 뭐든 기본이 탄탄해야 하는 법이니까.

경달 선생: 경정은 경마, 경륜과 비슷한 데가 많지만 경정 특유의 방식이 있다네. 단순히 6정의 보트가 출발해 결승선에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지. 6정의 보트가 계류장을 출발한다는 것부터가 다른 종목과 다른 점이라네. 보트들은 출발 약 1분 30초 전에 계류장에서 출발하게 되지. 6정의 보트들이 계류장을 출발해 출발선(스타트 라인)을 통과할 때까지 움직임을 ‘대기행동’이라고 한다네.<그림-1>

김배우: (받아적고 있음)

경달 선생: 자네, 배우는 자세가 무척 진지하구먼. 계류장을 떠난 보트들은 출발 약 70∼20초 전까지 저속으로 달리게 되지. 선수들은 이때 본인이 원하는 코스를 선택할 수가 있다네.

김배우: 그러니까 출발지점이 정해져 있는 경마, 경륜과 다르다는 거군요?

경달 선생: 그렇지. 경정만의 ‘자유로운 영혼’이라고나 할까. 선수들이 제각기 자기 입맛대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경정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일 걸세.


경달 선생: 이제 ‘플라잉 스타트’<그림-2>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지. 경정은 보트를 가지고 하는 경주라는 특성상 정지된 상태에서 출발하는 ‘온라인 스타트 방식’이 아닌, 질주 상태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출발선을 통과하는 ‘플라잉 스타트 방식’이라는 점을 명심하게.

김배우: 좀 모호한데요. 선수마다 들쭉날쭉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경달 선생: 그런 면도 아주 없지는 않지. 그래서 플라잉 스타트를 승부의 포인트라고도 한다네. 그림을 보게나. L라인부터 F라인까지가 출발선을 확대해서 본 것일세. 계류장을 떠나 저속으로 코스잡기를 하던 경주정들은 출발 약 20초 전에 진입항주에 들어가게 되고, 출발 약 8초 전부터 전속질주를 시작하게 된다네.

김배우: 그림을 보니 ‘출발지체’와 ‘사전출발’이란 게 있군요.

경달 선생: 선수에게 출발시각을 알리는 대시계가 0초를 가리키기 전에 출발하면 ‘사전출발(F라인 참조)’이 된다네. 반면 1.5초를 초과해 출발하면 ‘출발지체(L라인 참조)’가 되지.

김배우: 반칙이로군요. 만약 ‘사전출발’이나 ‘출발지체’가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경달 선생: 규칙을 위반했으니 당연히 정상적인 경주에 참여할 수 없지. 해당 선수는 출주에서 제외되게 된다네. 승자 투표권 역시 고객에게 환불하게 되지.

김배우: 역시 세상은 법대로 살아야 하는 거로군요.

경달 선생: 그럼, 그럼. 경정은 베팅 외에도 배울 점이 많은 종목이라고.


● 등장인물


경달 선생: 경정 팬들 사이에서 ‘경정의 달인’으로 통하는 인물로 40대 후반의 베팅고수. 경정이 좋아 아예 미사리 경정장 주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주 수·목요일에는 경정장을 찾아 베팅을 즐기는 한편 제자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김배우: 40대 초반의 현직 뮤지컬 배우. 최근 친구의 권유로 경정장을 찾았다가 경정의 매력에 흠뻑 매료됐다. 하지만 경정 초짜라 경정 구매표를 작성하는 것조차 서툰 수준. 경정에 대해 알고 싶어 경달을 스승으로 모시게 됐다.


제작지원|KSPO 경주사업본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경주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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