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허경민이 지난달 29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수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허경민이 지난달 29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수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질롱=스포츠동아 김현세 기자] “나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KT 위즈 허경민(36)은 지난달 31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7일째 내야 수비 훈련 중 박기혁 수비코치에게 타구를 한 번 더 받겠다고 요청했다. 그는 1루 송구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자 만족스러운 공을 던지기 위해 이 같이 부탁했다. 이 장면에는 그의 올해 각오가 담겨 있다. 그는 “나 스스로 내 움직임에 만족스러워야 한다. 내 기량을 좋게 봐 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내가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허경민은 2015년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0도쿄올림픽 대표팀의 내야를 지킨 KBO리그 최정상급 3루수다. KT 구단 관계자들도 그의 수비력을 의심하지 않지만 그는 올해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나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내 장점으로 여겨 온 수비에서 만족하지 못한 날이 생기면서 올해 더욱 절박한 각오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허경민은 예년보다 수비에 대해 더 탐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수비 움직임을 조금씩 수정해가며 더 많은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캠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수비 접근법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공을 받아보면 안다. 타격과 마찬가지로 수비에도 공 잡기 전까지의 타이밍이란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 미세한 차이를 수비 훈련을 통해 조금씩 잡아가고 있다. 그래서 코치님들께도 확실한 타이밍을 잡기 위해 많이 부탁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KT 허경민(왼쪽)이 지난달 30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김현수와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허경민(왼쪽)이 지난달 30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김현수와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타격 향상에 대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허경민은 지난해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 4홈런, 4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7로 활약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팀 내 타자 중 타율과 OPS 모두 상위권이었다. 그는 “타격도 1년, 1년 해나갈수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에도 경기가 끝난 뒤 코치님들께 타격 훈련을 도와달라고 부탁드리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변함은 없다. 그리고 나보다 더 많이 훈련하시는 (김)현수 형을 보며 ‘내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있구나’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통해 얻는 것도 많다. 지난해 KT로 이적한 허경민은 강민성 등 팀의 기대주들을 살뜰히 챙겼다. 그는 이번 캠프에서도 신인 김건휘를 비롯한 후배들을 적극 챙기고 있다. 김건휘는 수비 훈련 중에도 그에게 서슴없이 질문한다. 허경민은 “후배들이 잘하면 좋겠다. 그래야 팀도 강해진다. 팀이 강해지는 데 있어 후배들이 내 동반자가 돼 주고 있다. 내 말 한마디가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좋겠다. 후배들과도 감사한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