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만 보다가”…“졌는데 무슨” 인터밀란 유니폼 못챙긴 선수들

입력 2010-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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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유니폼 교환’이다. 상대팀 유니폼을 모아 기념으로 삼기 위한 것인데, 1931년 국제무대에서 잉글랜드를 처음 격파한 프랑스 선수들이 기념품으로 유니폼 교환을 요청하면서 관례화됐다는 설이 있다.

최근엔 유니폼 교환을 안면 있는 선수끼리 하는 일이 많아 이를 보면 해당 선수의 인맥도가 대강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성남 선수들은 인터 밀란과 같은 세계적인 명문 팀과 경기를 하고도 제대로 유니폼을 교환하지 못했다.

이유도 다양하다. 전광진은 “(져서) 기분 나빠 안 바꿨다”고 잘라 말했다. 조병국 역시 유니폼 이야기를 꺼내자 고개를 저었다.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 홍철은 새치기를 당했다.

고란 판 데프와 바꾸려고 차례를 기다리는 데 주장 사샤가 같은 지역 출신이라며 잽싸게 교환을 해버렸다.

정성룡도 기회를 엿 보다가 끝내 실패했다. “몇 명 못 바꾼 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조재철과 최성국도 소득이 없었다.

국내 선수 중 유니폼을 바꾼 이는 조동건과 김성환 정도다. 조동건은 경기 내내 부딪혔던 루시우와, 김성환은 종료휘슬이 울릴 때 바로 앞에 있던 티아고 모타와 교환했다.

토종 선수들과 달리 사샤-몰리나-라돈치치 외국인 3총사는 모두 유니폼 교환에 성공했다. 라돈치치는 어릴 적 우상이었던 스탄코비치의 유니폼을 갖게 됐고, 몰리나는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함께 뛰었던 코르도바와 맞바꿨다.아부다비(UAE)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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