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골드 넥타이도 소용이 없네.”
성남 신태용 감독이 쓴웃음을 지었다. 신 감독은 원래 징크스 같은 것을 잘 믿지 않았다. 성남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기자들이 징크스에 대한 질문을 하면 “난 선수 때부터 그런 거 없었다”고 잘라 말하곤 했다.
그러나 2년 동안 차곡차곡 승패가 쌓이다 보니 징크스가 안 생길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넥타이다. 명품 브랜드 L사 제품으로 금색 바탕에 고급스런 물방울무늬가 새겨져 있다.
“금이 돈을 부른다”는 속설을 입증하듯 이 넥타이와 함께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 넥타이를 매면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 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 감독은 아부다비로 올 때 한국에서 넥타이 3개를 골라 왔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었던 게 바로 이 골드 넥타이였다.
아시아 클럽으로는 사상 첫 결승 진출이 걸린 경기. 50억원의 거금을 한번에 챙길 수 있는 인터 밀란 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또 한 번 금빛 기운을 빌리려 했다.
그러나 인터 밀란의 벽은 신 감독이 굳게 믿는 ‘골드 넥타이’의 좋은 기운이 넘기에는 너무 높았던 모양이다.아부다비(UAE)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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