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박철우를 미래의 에이스로 점찍고 팀의 응집력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7일 현대캐피탈 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신 감독. 스포츠동아 DB
미래의 에이스…팀정신에 녹아들어야
“가만히 서서 받아먹는 배구 하지 말라”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2일 홈에서 우리캐피탈을 3-1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한 뒤 라이트 박철우(25)에 대해 “공격 한 번 잘 하고 못 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삼성의 팀 정신에 빨리 녹아들어야 한다”고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가만히 서서 받아먹는 배구 하지 말라”
박철우는 이날 전 세트를 뛰며 26점으로 가빈(27점)에 이어 많은 득점을 했다. 공격성공률도 64.71%로 상당히 높았고, 블로킹도 4개나 기록했다. 그러나 신 감독의 표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가 말한 ‘삼성화재의 팀 정신’이란 게 과연 무엇일까. 다음 날 전화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직-집중-응집-팀워크
신 감독은 “조직력 집중력 응집력이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는 팀워크를 중시하는 팀이다. 내가 보기에 (박철우는) 느슨한 배구를 한다. 얼굴이 착하게 생겨서 그런 건지 투지도 아직 약하다”고 지적했다.
삼성화재의 혹독한 연습량은 배구 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훈련 중 조금이라도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신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삼성화재의 훈련량과 집중력은 다른 팀도 모두 인정한다. ‘신인 선수들이 삼성화재에 입단하면 적응하는 데 최소 1년은 걸린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신 감독은 박철우도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판단하고 있다. 22일 경기를 마치고 박철우에게 “오늘 플레이에 절대 만족하지 마라. 공격으로 몇 점 올리고 성공률이 몇 프로 나온 거 신경 쓰지 마라. 안주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미래 에이스
신 감독이 박철우를 혹독하게 다루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를 삼성화재 미래를 이끌 에이스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또한 박철우를 자신의 배구 철학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재목감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서서히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 당장 올해 어떤 성적을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세터는 유광우, 공격수는 박철우가 앞으로 팀을 이끌 선수들이다. 에이스가 느슨한 배구를 하면 나머지 선수들도 그렇게 된다.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배구가 내가 추구하는 배구다. 가만히 서서 받아먹는 배구를 하면 안 된다. 철우가 워낙 성실하니 좀 더 반복훈련하면 언젠가 좋아질 것이다.”
박철우도 부단히 노력 중이다. 시즌 직전 석진욱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최근까지 독방을 썼지만 “광우와 방을 함께 쓰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신 감독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동갑내기인 박철우와 유광우는 룸메이트가 된 뒤 배구 뿐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부쩍 친해졌다. “삼성화재 배구는 소문대로다. 와서 부딪혀보니 쉽지 않다.(적응에 1년 이상 걸린다고 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면 안 된다. 그 기간을 줄이겠다”면서 박철우는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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