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이승엽, 요미우리와 애증의 5년

입력 2011-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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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스포츠동아DB

400억 연봉 잭팟→2군→이별
2457일 만에 복수의 홈런포
5년이라는 영욕의 세월을 가르는 한 방이었다.

2005년 지바 롯데에서 홈런 30개를 때려낸 이승엽(35·오릭스)은 요미우리로 전격 이적한다. 연봉 1억6000만엔(20억원)을 받는 조건의 1년 계약이었다. 도쿄돔에서 열린 데뷔전부터 홈런을 터트리는 등 출발은 화려했다.

요미우리의 제70대 4번 타자로 역사에 남으며, 143경기에서 타율 0.323, 41홈런 109타점을 수확했다. 장기계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4년간 총액 30억엔(400억원)이라는 잭팟이 터졌다.

그러나 부상이 국민타자의 발목을 잡았다. 2006시즌 종료 후 왼무릎 수술. 그리고 2007시즌 내내 왼손 엄지손가락 통증과 싸웠다. 그럼에도 137경기에서 타율 0.274, 30홈런 7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시즌 종료 후 엄지손가락에 칼을 댔다.

그리고 2008년 3월 몸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대표팀에 합류했다. 결국 이승엽은 2008시즌 내내 부상 여파 때문에 제 몫을 하지 못했다. 100일 넘게 2군에 머무는 수모를 당하며 단 45경기에서 타율 0.248, 8홈런 27타점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까지 고사하며 소속팀에 전념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2군을 오가며 대타로 출전하는 일이 잦아졌다. 허리부상도 타격 메커니즘을 무너뜨린 원인이었다. 결국 77경기에서 타율 0.229, 16홈런 36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0년. 요미우리 하라 감독의 마음은 이미 이승엽을 떠나있었다. 대타로 나서 간간이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려도 좌투수가 나오면 바로 교체 됐다. 자존심이 상하는 번트지시도 이어졌다. 결국 이승엽은 56경기에서 타율 0.163, 5홈런 11타점으로 생애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요미우리는 이승엽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 통산 458경기에서 타율 0.275(1533타수 421안타), 100홈런 256타점. 요미우리에서 보낸 5년간 이승엽이 남긴 성적표다. 그리고 애증의 세월을 넘어, 그는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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