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父 "막내도 크면 러시아로 보낼 것"

입력 2011-04-17 2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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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한국에서 절대 운동시키지 않을 겁니다.”

17일 2011 쇼트트랙 국가대표선발전이 벌어진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안현수(27, 글로벌엠에프지)의 아버지 안기원 씨를 만났다.

러시아행이 확정된 안현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라 1년간은 국제대회에 나올 수 없다. 만약 다시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려면 역시 1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안기원씨는 여러 차례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어차피 연맹 집행부가 개혁되지 않는 한 돌아올 생각이 없어요. 한국에는 더는 우리 아이가 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는 “2년 전부터 러시아행을 권유해왔다”며 “성남시청 해체는 러시아행의 이유 중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7년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한 안현수가 대학원에 들어가지 않고 성남시청에 입단하면서 스승인 전명규 한체대 교수와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계속해서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것이 안기원 씨의 주장이다.

“주변에서 자식을 위해서는 전 교수에게 숙여야한다고 하지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안기원 씨는 안현수와 함께 러시아빙상연맹과의 계약을 위해 27일에 러시아로 향한다. 안기원씨는 "이번에 가서 김연아 선수 경기도 보고 오려고 한다"라며 웃었다.

안현수는 러시아연맹과 계약하고 5월 5일 즈음 잠시 한국으로 돌아와 2주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러시아로 돌아갈 예정이다. 안현수는 러시아 실업팀에 형식적으로 적을 두고, 러시아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며 노하우를 전수하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7년 연속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호석(26, 고양시청)은 “술을 잘 못하지만, 러시아로 가기 전에 현수 형과 술 한잔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안 씨는 “러시아에서 돈을 많이 줬네 어쩌네 말이 나오는데, 마음 편히 운동할 곳을 찾은 것뿐”이라며 “팬들이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수는 2014년까지는 선수로 뛸 것”이라며 “코치는 그 이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안기원 씨는 슬하에 3남1녀를 두었다. 막내 안현중도 쇼트트랙 선수다.

"현중이도 중학생이 되면 러시아로, 현수 곁으로 보낼 겁니다. 더는 한국에서 내 자식을 운동시킬 생각이 없어요."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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