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 기자의 시크릿 필드] 이번엔 선수회와 갈등, OB로 떨어진 KLPGA

입력 2011-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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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신사 스포츠다. 매너와 에티켓을 중요하게 여기고, 규칙을 어겼을 때는 가장 큰 처벌을 내린다. 그런데 요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를 보면 기본을 모르는 듯 하다.

3월 말 선종구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4월 신임 구옥희 회장 및 새 집행부가 선출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 집행부와 마찰이 계속됐고, 최근엔 현역선수들이 중심인 선수회와의 갈등까지 고조되고 있다. 티샷은 했지만 공이 OB구역(경기장 밖)으로 떨어진 격이다.

골프의 기본을 알고 있다면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OB가 났을 때는 원래 쳤던 지점으로 돌아가 1벌타를 받고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 KLPGA 내부적으로 계속 잡음 나는 이유는, OB 구역으로 떨어진 공을 찾았으니 그 자리에서 다시 플레이하겠다고 우기고 있기 때문이다.

공이 OB 구역으로 떨어진 순간 아웃이다. 19일 강춘자 수석 부회장과 몇몇 임원은 수원골프장을 찾았다. 하지만 헛걸음만 하고 돌아갔다. 선수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자고 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집행부와 선수회 사이엔 의견차가 크다. 집행부는 새 회장을 선출했으니 단합하자고 하고, 선수회는 협회 발전을 위해서 외부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접점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이다. OB 구역으로 떨어진 공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꼴이다.

주장이 엇갈리니 점점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집행부도 처음엔 선수회를 달래는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험해지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선 “집행부가 선수회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들을 징계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일촉즉발이다.

공은 이미 OB 구역으로 떨어졌다. 수십 년 간 필드에서 땀을 흘린 이들이 기본규칙을 모르고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모르고 있다면 골프선수로서 자격미달이다.

주영노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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