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이적료 38억 선덜랜드행 확정

입력 2011-06-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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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PSV 영입전 가세하자 선덜랜드 적극 구애

특사까지 파견 일사천리 전남 제안 수용

헐값 이적 논란도 불식 ‘윈윈’ 해피엔딩

지동원 “나를 진심으로 필요로 해 선택”
지동원(20·전남 드래곤즈)의 행보가 결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로 결정 났다.

선덜랜드가 지동원 영입을 원하는 공식 문서를 20일 전남에 보냈다. 이적료는 350만 달러(38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동원과 전남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금액이다.

전남은 세부사항 등 최종적으로 조율할 부분이 남았다며 발표는 미루고 있지만 뒤집어 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곧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구단-선수 모두 ‘윈-윈’

전남 유종호 사장은 1주일 전 “협상과정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끝나고 나면 전남이 그 동안 비판을 받았던 것들을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

전남은 이번에 유망주를 유럽으로 보내면서도 뭇매를 맞았다. 바이아웃(일정금액 이상 이적료를 제시하면 소속구단 동의 없이 이적권리를 선수에게 주는 제도)을 헐값에 책정해 에이스를 싼 값에 보낸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런 비판을 제쳐두고라도 전남은 100만 달러 안팎의 금액에 지동원을 보낼 수는 없었다. 유소년 시스템 결과물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했다. 앞으로 제2, 제3의 지동원을 길러낼 계획인데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없었다.
곧바로 제 값 받기 작전에 돌입했다.

선덜랜드의 경쟁자가 뛰어들면서 일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프리미어리그 뉴캐슬과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은 스카우트를 한국으로 보내 지동원 경기를 관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 레버쿠젠 등도 관심을 보였다. 특히 에인트호벤이 선덜랜드보다 높은 금액의 이적료를 제안한 게 결정적이었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을 놓칠 수 있는 위기에 처하자 구단주의 오른팔 격인 관계자를 17일 한국에 파견했다. 전남과 지동원 에이전시, 선덜랜드 관계자가 만났고 줄다리기 끝에 선덜랜드는 전남이 요구하는 수준의 이적료를 지불키로 했다.
비판의 대상이 됐던 바이아웃조항은 사실상 의미를 잃었다.

사실 지동원과 전남은 올 겨울이나 내년 여름 유럽이적을 추진하는 것으로 올 시즌 전에 이미 약속을 했었다. 바이아웃 역시 겨울이나 내년 이적을 염두에 둔 조항이었다. 지동원 측에서 먼저 손바닥 뒤집듯 합의를 깬 상황이라 구단이 바이아웃 조항을 지킬 이유가 없어졌다.

지동원 측에서도 선수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높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시간이 다소 지체되기는 했지만 지동원의 선덜랜드 행은 선수와 구단이 윈윈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

한편, 요르단(한국시간 6월 24일 0시)과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위해 현재 올림픽 팀에 합류해 있는 지동원은 이날 요르단 암만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이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지동원은 “큰 무대고 많은 선수가 희망하는 리그인 데다 팀에서 나를 진심으로 필요로 한다는 느낌이 들어 선덜랜드를 택했다. 치열한 경쟁이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해 6개월 안에 팀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만족할 만큼 소화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존경하는 (박)지성이 형이나 (이)청용이 형의 상대 팀이지만 리그에서 함께 경기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기자(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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