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진영-정성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고졸신인 출신 31세 동갑내기 친구
2000루타 나흘 차이로 나란히 달성
출장경기-통산안타 엎치락 뒤치락
“함께 2000경기출장-2000안타 GO”
7월5일 대전 한화전. 이진영(31·LG)은 6회초 우전안타를 기록하며 역대 31번째 2000루타를 달성했다. 그리고 나흘 뒤. 정성훈(31·LG) 역시 9일 잠실 KIA전에서 2회말 좌월솔로홈런으로 역대 32번째 2000루타에 도달했다. 이 뿐이 아니다. 둘은 거의 통산 기록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정성훈은 “1500경기 출장 시상식도 아마 함께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두 선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꿈의 ‘2000경기 출장-2000안타 달성.’ 이제 갓 서른을 넘긴 나이라 산술적으로 충분히 도전 가능한 기록이다.
○‘2000경기 출장-2000안타’ 향한 2인3각
‘2000경기-2000안타’는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양준혁과 전준호(이상 42)만이 달성했다.
20일까지 정성훈은 1427경기에 출장하며 이 부문 통산 32위에 올라있다. 이진영(1389경기)은 35위. 하지만 현역선수로 한정하면 둘의 기록은 각각 11위(정성훈), 13위(이진영)까지 올라간다.
개인최다안타에서는 정성훈이 역대 24위(1427개), 이진영이 27위(1385개)다. 현역 중에서는 둘의 순위가 각각 10위(정성훈), 12위(이진영)다. 이들보다 앞 순위 선수들의 나이는 대부분 30대 중후반. 현재로서는 ‘2000경기-2000안타’에 근접한 선수는 20일까지 1786경기에서 1888안타를 기록 중인 장성호(34·한화) 정도다.
이진영은 “그렇지 않아도 (정)성훈이와 ‘꼭 그 기록을 함께 달성하고 은퇴하자’는 말을 나눈다”며 웃었다. 정성훈 역시 “5∼6년 정도 열심히 하면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우직한 걸음이 모이면…
두 선수가 많지 않은 나이에도 통산기록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고졸신인으로 일찌감치 주전자리를 꿰찼고, 큰 기복 없이 프로생활을 해 왔기 때문이다. 고교시절 광주(정성훈)와 군산(이진영)의 야구천재였지만, 프로입단 전까지 둘은 그냥 이름만 알던 사이였다. 청소년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을 뻔했지만, 정성훈이 고교2학년 겨울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그 마저도 무산됐다. 서로의 존재를 명확히 인식하게 된 것은 1999년 프로 입단 직후. 둘은 “당시 해태(정성훈)와 쌍방울(이진영)의 전력이 강하지 않아 신인으로서는 운 좋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LG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기까지 둘은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개인타이틀은 한번도 차지해 본 적이 없다는 공통점도 있다. 정성훈은 “나랑 (이)진영이 다음에는 이마 최정(SK)이 많은 통산기록에 도전할 타자가 될 것”이라면서 “그런 대기록(2000경기-2000안타)을 나 같이 소리 소문 없는 선수가 달성해야 더 재밌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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