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형, 집으로 보내줄게” vs 박정권 “작년처럼 울려주마!”

입력 2011-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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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대구 시민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11프로야구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최형우(왼쪽)와 SK 박정권이 시리즈 예상경기를 양손으로 밝히고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전주고 절친 선후배’ 삼성-SK 4번타자 미디어데이 말배틀

최형우 작년KS 타율 0.231 굴욕

“올해는 내 손으로 우승하고 싶다”

PO MVP 박정권, 가을야구 중심

“체력부담 있지만 팀 분위기 최고”


큰 경기, 단기전일수록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것이 보편적이다.

에이스 투수와 필승 계투진이 총동원되는 게임에서 질 낮은 난타전이 나오기란 어렵다. 그래도 어쨌든 점수가 나야 이기는 것이 야구다. 결국 중심타자가 해주느냐에 달렸다.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만 봐도 중심에서 갈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는 KIA와 붙은 준PO에서는 안치용이 터졌다. 롯데와의 PO는 박정권이 폭발했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는 투수전 특히 불펜싸움이 예상되기에 중심타선의 해결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더 높다. PO도 결국 박정권이 롯데 이대호를 압도하면서 갈렸다. 결국 양 팀의 간판타자인 SK 박정권과 삼성 최형우, 전주고 2년 선후배에 달린 판세다.


○삼성, 최형우 방망이가 터져야 산다

삼성 투수 중에서는 차우찬, 타자 중에서는 최형우가 SK에 가장 위협적이다. 올 시즌 홈런·타점·장타율왕 최형우는 SK 상대로 타율 0.388을 기록했다. 20타점은 7개 구단 중 최다다. 그러나 PO에서 이대호를 무력화시킨 SK 마운드는 작년 KS에서도 최형우를 4경기 13타수 3안타 0홈런 1타점 타율 0.231로 꽁꽁 묶어 4전 전승 압승을 거뒀다. 특히 1·2차전은 무안타였다.

24일 미디어데이에서 최형우는 “작년에 내가 좀 어렵게 해서 졌는데 이번에는 내 손으로 우승 한번 해보고 싶다”고 전의를 다졌다. 삼성 진갑용도 “형우 앞 뒤 타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는 말로 최형우의 위력을 강조했다.


○박정권, SK 가을야구의 중심


“어떻게 가을만 되면 그렇게 잘하나?”라는 유치한 질문이 나올 정도로 경이적이다. 2009년 PO MVP를 시작으로 2010년 KS MVP에 2011년 다시 PO MVP를 받았다. 박정권은 “체력 부담은 있지만 팀 분위기는 최고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후배 최형우는 “PO에서 이미 MVP 받았으니 KS때는 조용히 집으로 가시도록 보내 드리겠다”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그러자 박정권도 지지 않고 “나는 수비 안 하고, 형우의 타격 모습만 지켜볼 것이다. 형우가 작년 KS 생각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라고 기를 죽였다. 슬럼프에 빠지면 방망이를 빌려주는 막역한 선후배이지만 둘 중 하나가 울어야 끝나는 가을이 왔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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