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가 19일 한화와의 첫 협상에서 백지위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놓은 것은 한화의 활로까지도 마련해주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묘수였다. 스포츠동아DB
Q. ML식 사고는 곤란
A. 팀워크에 노력할것
연봉 ‘백지위임’에 한화도 깜짝 놀라
유소년야구 기부 등 옵션체결 가능성
노 단장 “ML 마인드 버려달라” 말해
첫 만남에서 극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타 구단에 읍소하듯 애원하며 ‘박찬호 특별법’을 통과시킨 구단은 ‘이제 연봉협상에 대한 칼자루는 구단이 쥐고 있다’며 혹시 모를 협상 잡음을 우려했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한화와 박찬호가 19일 처음으로 입단 계약 문제를 놓고 협상 테이블을 차린 가운데, 박찬호가 연봉을 비롯한 일체의 계약조건을 구단에 일임했다. 한화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 이상군 운영팀장은 이날 서울 강남 모처에서 박찬호와 만났고, 박찬호는 “야구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신 구단과 모든 야구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예상 밖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화는 ‘구단 입장이 정리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담아 박찬호의 구체적 계약 조건을 20일 오전 10시 플라자호텔에서 발표하고, 입단기념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 뜻밖의 ‘백지위임’, 구단도 놀랐다
노 단장은 “박찬호 선수가 연봉을 위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나올지는 몰랐다”면서 “사실 깜짝 놀랐다”고 했다. 어느 정도 줄다리기를 예상하고 협상에 나섰는데, 박찬호가 예상 밖으로 ‘통 크게’ 나왔다는 설명. 한화는 박찬호가 연봉 협상을 위임하고 “야구 꿈나무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야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연봉 외의 입단 조건에 ‘플러스 알파’의 개념으로 지역 유소년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기부 등의 형식으로 옵션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 단장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 노재덕 단장, “할 얘기 다 했다”
노 단장은 “사실 연봉과 관련해서는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계약 조건 협상에는 별다른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을 밝힌 뒤 “박찬호 선수에게 할 말은 다 했다”고 했다. 노 단장의 설명을 요약하면 그가 한 말은 ‘메이저리거로서의 의식이나 행동은 버리고 이제 한화 선수로서 뛰어 달라’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일각에서 박찬호의 입단시 팀 케미스트리 등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 노 단장은 “모든 걸 에이전트와 얘기하고, 이동시 등을 비롯해 팀보다 개인을 먼저 생각하는 메이저리그 문화와 한국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얘기했다. 박찬호 선수도 팀워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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