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과 관련해 쓴소리를 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도 있었다. 스포츠동아DB
차범근, 블로그 통해 축구협회 부실한 일처리 꼬집어
“1998년, 참기힘든 기억…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과 관련해 견해를 밝혔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도중 갑작스럽게 경질됐던 자신의 사례를 예로 들며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의 냉혹함과 과정상의 문제를 꼬집었다.
차 감독은 “독일에서 아침식사를 하다가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98년 생각이 번개처럼 지나갔다. 힘들었고 지금도 참기 힘든 기억이지만 세월은 많은 것들을 잊게 해주는 어마어마한 힘이 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 감독의 경질이 꼭 그렇게 기습적으로 이루어져야 했을까? 그게 가장 안타깝다. 98년 나의 경질이 이루어지고 가장 큰 피해자는 차범근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이 정치인 정몽준과 축구인 조중연이다. 두 사람에게 ‘차범근을 경질시킨 사람들’이라는 쉽지 않은 상처가 늘 따라 다닌다. 그런데 그런 일이 또 일어났다. 그렇게 기습적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사안이 절대 아님에도 왜 그렇게 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 뒤 차 감독은 황보관 기술위원장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크게 실망했다. 그는 젊다. 나 역시 많은 기대를 했다. 아끼고 싶은 후배였다. 그러나 그 나이에 그렇게 상식과 원칙을 우습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정말 큰 유감이다. 왜 세상이 젊은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지지하는가. 그들에게는 나이 때문에 무디어지는 양식의 날이 아직 살아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축구와 관계된 모든 이들이 인간 냄새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뜻을 밝혔다.
“조광래, 조중연, 황보관 모두 축구계에서는 큰 인물들이다. ‘경질’이라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하더라도 서로에게 상처가 덜 되는 길을 고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전쟁터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사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람이니까 아프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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