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코치진의 족집게 과외 비법은?

입력 2012-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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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코칭스태프는 박경훈 감독(가운데)을 비롯해 모두 지도자 자격증 가운데 최고 레벨인 P라이선스 보유자들이다. 회의 때는 격의 없이 토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서귀포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1.듣고<보고<해보기…기본원리 귀에 쏙쏙
2. 격의없이 장소·시간 불문 다양한 의견교환
제주 유나이티드 코칭스태프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박경훈 감독을 비롯한 이도영 수석코치, 최영준 코치, 김영민 코치 모두 지도자 자격증 가운데 최고 레벨인 P라이선스 보유자다. P라이선스 과정이 따로 없는 이충호 GK코치는 축구협회 전임 지도자 출신이다. P라이선스가 있거나 전임지도자라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 장점이 있다. 현 제주 소속이거나 제주에서 뛰었던 많은 선수들이 “감독, 코치님이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는 게 인상적이다”고 입을 모은다. 1월31일 서귀포에 있는 제주 클럽하우스를 찾아 티칭 비법을 살짝 엿봤다.


○원리를 찾아서

박 감독은 “듣는 것보다는 보는 것, 보는 것보다는 직접 해 보는 게 이해가 쉬운 건 당연한 이치다”고 설명했다. 제주 코칭스태프는 이 기본원칙에 충실하다. 선수들에게 막연히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이 장면을 보면서 이렇게 해라’고 가르친다. 원리를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 한다. 방대한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PT 자료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박 감독의 노트북에는 포지션, 지역, 행동패턴, 역할 등 다양한 주제에 따른 엄청난 양의 자료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필요할 때마다 끄집어 내 선수들에게 보여주면 된다. 협회 전임지도자 출신인 이도영 수석코치와 국제축구 흐름에 정통한 김영민 코치가 자료 수집에 능하다. 박 감독은 “이도영 코치 방에 ‘보는 게 스승이다’는 글귀가 붙어 있다. 맞는 말이다. 지도자들이 많은 동영상과 비디오를 보며 세계축구 흐름을 빨리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레인스토밍

브레인스토밍도 또 다른 비결이다. 박 감독은 코치들과 회의를 즐긴다. 때로 밤늦은 시간까지 열띤 토론이 이어질 때도 있다. 이날 인터뷰 말미 갑자기 선수들의 슛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코칭스태프 간 즉석 회의가 열렸다. 취재기자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코치들이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감독이나 다른 코치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내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막내인 이충호 GK 코치도 전혀 눈치를 보지 않았다. 최영준 코치는 “감독님께서 코치들의 의견 중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적극 반영해 주신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물론 최종 결정은 내가 한다. 그러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리면 그만큼 미스가 적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가 무겁고 재미없으면 지루해 진다. 편안하고 즐기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신경 쓴다”고 웃음 지었다.

서귀포 |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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