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지망생 24시 따라가보니…그들의 하루는 골프공을 따라 돈다

입력 2012-0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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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전훈 중인 프로 골퍼 지망생들이 오전 연습라운드를 끝낸 뒤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

백사장에서의 훈련은 스윙 때 하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밸런스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구력 강화 훈련을 받고 있는 연습생들이 힘든 듯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골드코스트(호주 퀸즐랜드 주) | 주영로 기자

눈 뜨면 골프! 밥 먹고 골프!

새벽 5시30분 기상 아침식사 전까지 개별훈련
라운드 등 집중레슨…저녁까지 필드서 땀방울
코치들 엄격한 관리…별 보며 또 체력훈련 돌입

투어자격증 5∼10년…아파트 한채값 투자 기본

골프를 배우는 선수들의 최종 목적지는 PGA와 LPGA 무대다. 그러기 위해선 ‘프로’의 관문을 먼저 통과해야한다. 프로의 길은 험난하다. 국내에서 프로가 되기 위해선 수백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린다.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의 레이크랜드 골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프로지망생들의 24시를 알아본다.


○골프로 시작해 골프로 마무리

오전 5시 30분, 기상과 동시에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6시부터 1시간가량 개별 훈련이 시작된다. 연습 그린과 벙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각자 부족한 부분을 점검한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면 8시30분부터 팀을 나눠 라운드를 시작한다. 팀별로 코치가 따라다니면서 선수들의 스윙과 코스 공략방법, 스코어 등을 꼼꼼히 체크하며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을 파악한다. 18홀 라운드가 끝나면 점심시간. 그러나 휴식을 취할 사이도 없이 다시 훈련으로 이어진다. 오후 2시부터는 집중적인 레슨이 이뤄져 가장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퍼팅과 쇼트게임, 스윙 등으로 나뉘어 4시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이 이뤄진다. 조금이라도 게을리 연습하거나 요령이라도 피우면 코치들의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한다. 오후 6시가 되면 필드에서의 훈련은 끝이 난다. 이후엔 헬스클럽이나 야외에서 체력 훈련이 이어진다. 짜여진 하루 일과는 모두 끝났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각자 숙소로 들어가 퍼팅 연습을 하거나 하루 일과를 되돌아보며 내일을 준비한다.


○톱 프로도 열외 없는 전훈캠프

전지훈련 캠프에는 톱 프로부터 이제 갓 골프를 시작한 주니어 선수까지 다양하다. RNY 골프인스티튜트에는 2011년 KLPGA 3관왕 김하늘과 미 LPGA 투어에서 뛰는 김송희, 제니퍼 송 같은 톱프로를 비롯해 투어프로와 세미프로 8명, 프로 지망생과 주니어 선수 14명이 함께 훈련한다. 톱스타라고 해서 열외가 없다. 훈련 기간에는 프로지망생이나 주니어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한다. 톱 프로의 모습은 프로 지망생과 주니어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함께 땀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이 되고, 톱 프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는 후배들에게 천금처럼 값지다.

올해 KLPGA 프로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세미프로 이윤지(21)는 “(김)송희 언니와 라운드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그 중에서도 ‘미스샷을 했을 때 잘못된 점을 계속 생각하기보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빨리 그 순간을 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멀고도 험난한 프로의 길

프로의 첫 관문은 세미프로다. 국내에서는 만 17∼18세(남녀 다름)가 되어야 세미 프로테스트에 응시할 수 있다. 세미프로(준회원)에 합격하면 다음은 프로테스트(정회원)라는 더 큰 관문이 기다린다. 기회는 1년에 딱 2번뿐. 그 다음은 지옥의 레이스라는 퀄리파잉스쿨(또는 시드전)을 통과해야 한다. 경쟁률은 6∼7대1 수준으로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여기까지 합격해야 비로소 정규투어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보통 5∼10년 정도 걸린다. 그래서 골프선수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선 “자식을 프로선수로 만들려면 서울에 있는 아파트 한 채 값은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로가 됐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국내를 넘어 일본, 미국 같은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선 더 힘들고 좁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프로의 길이다.

골드코스트(호주 퀸즐랜드 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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