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최근 ‘살’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데, 벤치와 선수 간의 해석이 달라 눈길을 끈다. 선수들은 표현 그대로 체중부터 떠올렸고, 지도자는 전혀 다른 의미를 내놓았다.
전남 정해성 감독은 얼마 전 광양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을 불러놓고 한 마디 했다. “여러 분들은 이제부터 살을 빼야 한다.”
혹독한 동계훈련을 치렀음에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은 것에 대한 질타의 메시지로 해석한 탓일까. 선수들은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뛰고 또 뛰었다. 특히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체질인 골키퍼 이운재에게 정 감독의 코멘트는 또 다른 상처(?)를 안겼다.
하지만 정 감독의 언급한 ‘살’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체중이나 몸무게가 아닌, ‘독기’라는 의미다. 치열한 주전 경쟁으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땀을 흘리는 제자들이 안쓰러운 나머지 정 감독이 “우리 선수들의 눈빛이 하도 살벌해 ‘살(기)을 좀 줄이자’”고 했던 게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된 것이다.
전남 관계자는 “사실 이운재가 오해할 만 했다. 이운재를 향해 감독님이 말하는 ‘살’은 진짜 체중이라고 볼 수 없고, 무게감과 책임 의식을 의미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