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유니폼 깜빡…이정훈 유니폼 입고 출격

입력 2012-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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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자이언츠 대 넥센히어로즈 경기에서 국내프야구 첫 출전하는 넥센 김병현이 7회말 1사 만루 롯데 조성환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후 정민태 코치가 마운드로 오르자 이야기를 나누며 덕아웃을 바라보고 있다. 김병현은 이 날 원정유니폼을 챙기지 못해 이정훈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사직|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WBC땐 여권 분실해 대표팀 탈락도

넥센 김병현은 한국무대 공식 데뷔전인 29일 사직 롯데전 직전 3루쪽 원정 덕아웃에 나왔다. 정민태 투수코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마침 정 코치는 취재진과 만나 김병현을 화제로 이야기를 하던 참이었다. 정 코치는 “너 양반 못 되겠다. 그런데 네가 따로 보자면 나는 겁난다”고 농담하며 그 자리에서 얘기하라고 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김병현은 “유니폼을 두고 왔습니다. 후배한테 챙겨달라고 부탁했는데 깜빡 잊었던 모양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백넘버 49번이 찍힌 땀복만 입고 있을 뿐이었다. 이에 정 코치는 “괜찮다. 내 유니폼 빌려줄 테니 입고 나가면 된다”고 익살을 떤 뒤 “벌금은 내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병현이 ‘시범경기도 무슨 벌금이냐’는 표정을 짓자 “연봉 많잖아”라며 정 코치는 끝까지 농담을 이어가며 국내 첫 등판을 앞둔 김병현의 부담감을 덜어주려 애썼다.

김병현은 과거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나 하와이로 전훈을 떠나기 직전 여권을 분실해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채 결국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팀 선배 이정훈의 유니폼(11번·사진)을 입고 예정대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롯데의 사전 양해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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