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데뷔 7년 만에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정혜진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7년차 정혜진 늦깎이 우승 시상식 풍경
“고생하신 엄마 아빠…” 흐느끼자
함께 경쟁한 동료들도 눈물바다
프로 7년 차 정혜진(25·우리투자증권)이 10일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뒤늦은 우승 신고식을 치렀다.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시상식장. 흥겨워야 할 분위기가 온통 눈물바다로 변했다. 정혜진이 “고생하신 엄마, 그리고 아버지…”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곁에 있던 김하늘과 배경은 등 동료 선수들이 진한 눈물을 흘렸다. 필드에서는 우승을 다투는 경쟁자지만 같은 길을 걸어온 동료이기에 그 아픔을 모를 리 없었기 때문이다.
KLPGA투어 우승의 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해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신인들이 탄생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데뷔 3∼4년 안에 우승하지 못하면 팬들의 기억에서도 잊혀지기 쉽다.
정혜진도 그런 선수 중 하나였다. 2006년 데뷔 첫 해 파브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했다. 금방 우승할 것 같았지만 한 계단 더 올라서는 데 무려 7년이 걸렸다.
우승을 위해 서희경의 우승재킷을 빌려 입어보기도 했다. 서희경도 우승까지 긴 시간을 보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서희경은 먼저 우승한 동료 홍란의 우승재킷을 빌려 입고 난 뒤 우승했다. 정혜진도 그런 행운을 기대했다.
“2008년 하이원리조트오픈에서 희경이 언니가 첫 우승했을 때 ‘너도 빨리 우승하라’며 가장 먼저 우승재킷을 나에게 입혀줬어요. 그런데 나에겐 그런 행운이 빨리 오지 않더라고요.”
늦었지만 그녀에게도 우승의 행운이 찾아왔다. 이제는 그 행운을 모두와 나누고 싶어 한다. 정혜진은 “우승재킷을 빌려달라고 하면 전부 다 빌려줄 거예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함께 눈물 흘린 동료들에 대한 그녀의 보답이다. 물론 ‘우승턱’도 크게 내기로 약속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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