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7330] 윤형렬 “무대 복귀? 달리기로 칼 갈았죠”

입력 2012-06-1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근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자마자 대작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의 주역을 당당히 꿰찬 윤형렬이 용인시 죽전동 탄천 산책로에서 런닝을 하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박스엔터테인먼트

공익근무 마치고 무대 복귀 준비 한창
매일 아침 1시간씩 달리며 건강 챙겨
무아지경 ‘뛰는 맛’ 매력…인생도 배워
소름돋는 작품 ‘두 도시∼’ 보러 오세요


“칼을 갈았죠.”

뮤지컬 배우 윤형렬(30)은 최근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민간인의 신분으로 돌아왔다. 그는 “2년 동안 칼을 갈긴 갈았는데, 술을 마시며 갈았다”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절반은 농담이다. 윤형렬은 곧바로 “복무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달리면서 스스로를 다졌다”라고 했다.

2003년 유재하 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은 윤형렬은 2007년 ‘기억의 나무’를 타이틀곡으로 정규 앨범을 낸 가수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같은 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비운의 곱추 ‘콰지모도’에 캐스팅되며 뮤지컬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노트르담 드 파리’ 때 허리 디스크로 수술을 받았어요. 사실 운동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때부터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거죠. 거의 매일 아침밥을 먹기 전에 40분에서 한 시간 정도를 뜁니다.”

앞서 말했지만, 달리는 시간은 윤형렬에게 단순히 건강관리 차원이 아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지고, 채찍질하는 ‘숭고한’ 시간이다.

“숨이 극도로 차오를 즈음이면 분기점이 나오죠. 심장에 피가 몰리면서 손발이 차가워져요. 그만 뛰고 싶은 생각이 솟구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몸은 편하겠지만, 온 종일 제 스스로에게 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그 기분은 아는 분은 다 아실 겁니다.”

윤형렬은 “고비의 순간을 넘기면 무아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 맛에 뛰는 것”이라며 “모든 일이 똑같은 것 같다. 달리기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라고 말했다.

윤형렬은 8월 28일부터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두도시 이야기’에서 주인공 ‘시드니 칼튼’ 역을 맡는다. 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공연이다.

그가 맡은 시드니 칼튼은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치명적인 매력남.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에 이어 또 한 번 비극적인 사랑에 몸을 던지는 캐릭터다. ‘노트르담 드 파리’, ‘모차르트’, ‘햄릿’, ‘아킬라’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한 윤형렬이지만 “‘두 도시 이야기’만큼은 어떻게든 하고 말겠다고 각오했다”고 했다. 데뷔작이었던 ‘노트르담 드 파리’ 이후 가장 열심히 오디션을 준비했을 정도로 이번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은 짙다.

“근래 느끼기 힘든 감동과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시드니 칼튼이 단두대에 오르기 직전에 부르는 노래를 공연장에서 들으시면 아마 소름이 돋으실 거예요. 오셔서 꼭 함께 저의 슬픔을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