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vs 변칙…포항, 집중력서 웃었다

입력 2012-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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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 사진제공 | 포항스틸러스

서울 최용수 vs 포항 황선홍 ‘벤치 전쟁’

포항, 최전방 킬러 없는 제로톱 승부수
서울, 기존 4-3-3 대신 4-4-2로 맞불
양팀 실수 연발속 포항 김대호 깜짝골


포항과 서울이 변칙전술로 맞붙었다. 그러나 승부는 전술이 아닌 집중력에서 갈렸다. 포항 스틸러스는 17일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K리그 16라운드에서 후반 13분 김대호의 선제 결승골로 ‘선두’ FC서울을 1-0으로 눌렀다. 포항은 정규리그 3경기 만에 1위 팀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맛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은 시즌 2패째를 당하며 6연승과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7승3무)을 마감했다.


○집중력에서 승부 갈려

포항과 서울 모두 전술에 변화가 있었다.

포항은 공격수 아사모아와 지쿠가 근육 부상, 수비수 신광훈과 김원일이 징계로 빠졌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전문 최전방공격수를 두지 않는 이른바 ‘제로 톱’을 내세웠다. 황진성이 최전방에 포진하고 노병준과 고무열이 좌우를 책임졌다.

서울도 베스트가 아니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20일 수원 삼성과 FA컵 16강을 염두에 두고 아디, 최태욱, 김주영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기존 4-3-3 포메이션 대신 김현성과 데얀 투 톱의 4-4-2로 승부수를 던졌다.

두 팀 다 변칙전술로 썩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연이은 강행군과 무더운 날씨 탓인지 100% 경기력이 아니었다. 양 팀 수비수들이 번갈아 결정적인 실수를 했지만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승부는 집중력에서 판가름났다. 경기 이틀 전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이 “포항전은 편안하게 준비 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포항 선수들은 잔뜩 독을 품은 반면 서울 선수들은 날이 좀 무뎠다. 최 감독은 “우리는 항상 도전을 받고 있어 더 강한 걸 보여줘야 하는데 상대가 정신적인 부분에서 앞섰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서로 다른 의미 부여

이날 1경기 결과에 대해 양 팀 사령탑은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포항은 20일 광주와 FA컵에 이어 제주(원정)-울산(원정)-수원(홈)으로 이어지는 지옥의 3연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충전했다. 황 감독은 “오늘 승리는 1승 이상이다”고 말했다. 서울은 반대로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긴 일정 중 1경기일 뿐이다. 개의치 않고 지속적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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