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 올림픽 성적따라 웃고 우는 기업들
“시상대에서 선수가 입은 점퍼는 어디 있어요?” 지난 주말 휠라코리아 매장에는 한국 선수들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입은 옷을 보여 달라는 사람이 많았다. 올림픽 개막 열흘 만에 한국 선수들이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10개를 따내고 연일 좋은 소식을 전해오자 선수들이 착용한 의류와 모자 등을 사고 싶다며 소비자들이 몰린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대한체육회의 공식파트너가 된 휠라코리아는 한국 선수들 덕분에 글로벌 광고 효과를 얻었다며 환호하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는 개별 종목 후원사의 옷을 입지만 시상대에 오를 때, 인터뷰를 위해 TV에 등장할 때는 휠라코리아가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가 나온 사격에서는 경기 중에도 선수들이 휠라코리아의 유니폼을 입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선수용 유니폼은 한정된 수량만 만드는데 인기 사이즈는 이미 품절됐다”며 “바캉스 시즌인 7월 말∼8월 초는 비수기인데 올해는 스포츠 열풍으로 올림픽 시작 전과 비교해 매출이 품목별로 5∼10% 늘었다”고 말했다.
후원 기업은 아니지만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곳도 있다. 바로 펜싱 학원과 관련 장비업체들이다. 한국 선수들이 런던에서 새 역사를 쓰면서 펜싱을 배울 수 있는 학원과 장비 가격 등을 묻는 질문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로러스펜싱클럽은 “평소보다 2배 정도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전했다.
‘번개’ 우사인 볼트를 2002년부터 10년째 후원해온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6일 볼트가 100m 결선에서 1위로 들어오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푸마는 올림픽위원회 후원사가 아니어서 올림픽 기간에 우사인 볼트의 ‘우’자도 말할 수 없는 처지다. 올해 후원사 보호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수들의 초상권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마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매장에서 볼트가 나오는 광고판을 모두 뺐다.
하지만 볼트가 세계적인 스타로 다시 각인되면서 그가 입고 신은 유니폼과 신발의 브랜드 마크가 부각돼 향후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비후원사는 올림픽 경기장 반경 1km 내에서는 광고를 할 수 없다는 규칙 때문에 푸마는 런던 시내 ‘브릭 레인’에 일종의 놀이터인 ‘푸마 야드’를 만들었다.
화색이 도는 푸마와 달리 미국 육상팀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나이키는 상대적으로 이슈 몰이를 못하고 있다. 나이키는 ‘올림픽 무대 말고도 스포츠는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위대함은 우리 모두의 것’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자사가 후원하는 개최국 영국의 대스타들이 이름값 그대로 금메달을 따내 웃음꽃이 핀 케이스다. 한국의 ‘김연아’ 선수만큼 인기를 누리는 영국의 육상 요정 제시카 에니스는 여자 육상 7종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영국 전역을 뒤흔들었다.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영국의 앤디 머리 선수는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데러를 꺾어 화제가 됐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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