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권. 스포츠동아DB
여름의 끝자락이다. 이는 곧 그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가을 정권의 방망이가 뜨겁다. 박정권(31·SK)은 2009년 플레이오프(PO), 2010년 한국시리즈, 2011년 PO에서 MVP를 거머쥐며, 비룡군단 포스트시즌 성공시대의 중핵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4월(0.155)과 5월(0.214)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여름부터 방망이 끝을 가다듬으며 주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23일 문학 한화전에서도 5번타자로 선발출전 해 류현진(한화)을 상대로 4타수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초반 1할대였던 타율은 어느덧 0.263까지 올라왔다. SK는 박정권의 활약에 힘입어 7연승(시즌 팀 최다)을 달리며, 6월29일 이후 55일 만에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결정적인 순간, 평정심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선수나 팀이나 마찬가지다. 시즌 한때 위기에 빠졌던 박정권과 SK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박정권은 “슬럼프를 겪을 때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진다”는 말로 이 원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많다. 감독님께서 가을 DNA를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몸으로 기억하는 부분이 있다. 다른 팀들은 어떻게든 이기려고 애쓰며 달려들지만, 우리는 도리어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처한다. 우리가 올 시즌 연장전(5승2무2패)에서 강한 이유도 같다”고 SK의 유전자를 설명했다.
‘캡틴’ 박의 설명처럼,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선수단은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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