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亞 정상…올핸 겸손하기 싫다”

입력 2012-10-1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울산 현대는 살림꾼들이 많아 든든하다.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뛴 인연을 갖고 있는 김승용-이승렬-하피냐(왼쪽부터)는 울산의 아시아 정벌 야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김승용 “내 킥·크로스 팀과 찰떡궁합”
이승렬 “좋았던 때 움직임 빠른 회복”
하피냐 “분요드코르전서 5골 쏘겠다”


울산 현대는 올 시즌 최고의 순간을 앞두고 있다. K리그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다. 국내 클럽 중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결승 진출을 꿈꾸고 있다.

모두가 아시아 클럽 무대에서 ‘잘 나가는’ 울산의 핵심 자원으로 국가대표 4인방(곽태휘-이근호-김신욱-김영광)을 꼽지만 빼놓을 수 없는 살림꾼들이 있다. 김승용(27)-이승렬(23)-하피냐(25)다. 이들은 주연급 조연들이다. 특히 김승용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알 힐랄과 8강 2차전에서 2도움, 하피냐는 2골을 몰아쳐 팀의 4-0 대승을 진두지휘했다. 9일 울산 동구에 위치한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이들 3인방을 만났다.


○J리그에서 K리그로

-모두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었다.

김승용(이하 김) : 축구인생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프로 선수로 대우도 받았고, 경기할 때나 운동할 때 크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이었다.

이승렬(이하 이) : 타지에서 생활하는 법, 프로에서 생존하는 방법이 뭔지를 조금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힘들었지만 버린 시간은 아니다.

하피냐(이하 하) : 난 꿈이 있다. 모국 브라질리그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가 되려 한다. 그 과정이 지금이다. 오사카에서 난 첫 단추를 꿰었고, 울산은 두 번째 발판이다.

서울-전북을 거친 김승용은 2011시즌 오사카에 합류해 28경기에서 4골을 넣었고, J2리그 자스파 쿠사츠에서 뛰던 하피냐는 작년 후반기 오사카에 임대돼 15경기에서 11골 4도움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16경기에서 5골에 그쳤고 사실상 방출됐다.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승렬은 올해 오사카로 이적했지만 8경기 무득점에 그쳐 팀 개편과 함께 울산으로 단기 임대됐다.


-울산에서의 존재는?


김 : 내 장점인 킥과 크로스가 궁합에 잘 맞는다.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올해 목표가 5골10도움이었는데, 챔스리그 2골4도움, 리그 3골6도움을 올리며 모두 달성했다. 그런데 좀 더 득점에 신경 쓰고 싶다.


이 : 아직 미완성이다. 정말 좋았던 과거를 돌이키며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으려 한다. 나쁜 순간보다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 조금씩 그 때 몸놀림이 나오고 있다.


하 : 의외로 빨리 적응했다. 동료들과 팀의 상황을 보며 시행착오를 줄여가고 있다. 오른쪽 사타구니 근육이 살짝 늘어났는데, 챔스 리그 출전은 이상 없다.


○성장 & 성장통

-자신의 성장을 어떻게 보나.


김 : 항상 유망주, 기대주의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지금도 그렇다. 이제 벗어나려 한다. 만족할 수 있는 경기 횟수가 늘고 있다.


이 : 주변에서 ‘성장이 멈췄다’는 평가도 한다. 알고 있다. 결국 내가 극복할 문제다. 이를 악물고 한다.


하 : 분명 1등급은 아니었다. 스타라는 수식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혹시라도 잘 풀리더라도 겸손하고 싶다. 그런데 올 시즌은 아니다. 꼭 아시아 정상에 서고 싶다. 그래서 실력을, 진가를 인정받겠다.


-스스로의 역할을 설명한다면.

김 :
어릴 적부터 킥으로 승부를 걸고 싶었다. 학창 시절에도 프리킥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킥으로 돋보이고 싶었다. 낙천적인 성격도 나만의 무기다.


이 : 활동량이다. 많이 뛰고, 기술을 발휘하고. 느낌이 온다. 컨디션만 완전히 살아나면 그 시절로 돌이킬 수 있다. 열정, 자신감, 도전도 있다.


하 : 공격수는 결국 득점으로 말한다. 슛은 어디서나 자신 있다. 슛을 절대 아끼지 않는다. 테크닉도, 힘도 필요하지만 골이 중요하다.


○아시아 정상

-울산이 2006년 이후 챔스리그 4강에 올랐다.


김 : 거쳐 간 모든 팀에서 챔스리그를 노크했다. 2009년에는 서울에서, 2010년은 전북에서 아시아 대회에 나섰다. 작년은 오사카에서, 올해는 울산이다. 그런데 딱 느낌이 온다. 올해를 놓치고 싶지 않다.


이 : 서울과 오사카에서 챔스리그를 경험했다. 물론 얼마나 많이 뛸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게 주어진 몫이 있을 거다. 완벽하게, 감독님이 ‘쟤 잘 뽑았다’고 할 정도로 노력하겠다.


하 : 나도 두 번째 도전이다. 모두 용병 입장에서 뛴다. 책임감이 있다. 하지만 난 아플 때(알 힐랄과 8강 2차전)조차 두 골을 넣었다. 그게 내 임무다. 항상 내가 울산에 있는 이유를 되새긴다.


-분요드코르는 포항, 성남을 모두 꺾었는데.

하 :
왜 안 묻나 싶었다. 오사카에서 올해 분요드코르를 상대로 2골을 넣었다. 대회 조별리그였다. 수비 압박이 정말 강하다. 하지만 무섭지 않다. 원정에서 최소 2골, 홈에서 3골을 넣겠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