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PS읽기] 그물수비·여유…SK맨 핏속엔 ‘가을DNA’가 흐른다

입력 2012-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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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SK는 가을에 강했다. 16일 문학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SK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김광현 역동적 투구폼 최상 컨디션 증명
롯데, 6·7회 찬스 번트작전 미스로 패배


SK란 팀은 역시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수비가 안정된 팀은 이래서 무섭다.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경기 상황을 읽어내는 능력과 여유 있게 야구를 하는 장점을 체득했다. 그것이 SK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롯데는 공격에서 상대를 압박해야 하는 팀인데, 전체적으로 주축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는 김광현이 보여준 기대이상의 호투가 큰 힘이 될 것 같다.

“김광현의 초반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김광현은 좋은 컨디션일 때 킥하는 다리가 많이 올라가고, 투구폼이 다이내믹한 스타일이다. 오늘 그런 모습이었다. 이런 피칭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포스트시즌에서 SK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롯데 선발 유먼은 2회말 4번타자 이호준에게 볼카운트 1B-0S서 직구로 카운트를 잡으려다 홈런을 허용했다. 실투였다. 김광현의 초반 좋은 피칭과 이호준의 홈런으로 SK가 플레이오프 첫 경기의 게임 분위기를 쉽게 가져왔다.”


-SK는 3회 경기를 흐름을 완전히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3회말 2사 1루서 박재상의 안타가 나왔다. 볼카운트 1B-2S서 롯데 배터리가 1루주자 정근우의 도루에 신경 쓰면서 스트라이크존 바깥을 활용하려다 안타를 맞았다. 왼손투수에 강한 최정을 사실상 거른 뒤 만루서 이호준을 선택했다. 이호준은 볼카운트 2B-0S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오는 변화구를 놓쳤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타자에게 절대 직구로 승부해오지 않는다. 그것을 노렸다면 좋은 타구가 나오고, 경기가 훨씬 쉽게 SK의 흐름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과는 삼진이었다. 중반까지 힘든 이유였다.”


-롯데는 6회까지 거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롯데 타선은 준플레이오프와 거의 동일하게 나왔다. 강민호의 부상으로 타순의 변화를 줄 수 있는 폭이 좁다고 본다. 롯데와 SK 타자들 모두 볼카운트가 빠른 상황에서 공격하는 스타일이다. 이럴 때 배터리는 카운트를 잡는 볼을 잘 사용해야 한다. 타자의 스윙 유형에 따라 파울 존(타자가 쳐봐야 파울이 되는 코스)을 잘 활용해야 하고, 또 초구부터 승부한다는 생각으로 던질 필요성이 있다.”


-결국 6회 양 팀의 운명이 갈렸다.

“김광현은 힘으로 타자를 압도했고, 유먼은 좌우 위아래를 활용하면서 완급조절로 타자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김광현은 6회초 1사 1루서 손아섭에게 볼카운트 0B-1S서 유인구를 던지다 적시타를 허용했다. 손아섭은 그 코스보다 더 높은 볼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다. 유인구를 높게 활용하려는 의도도 아쉽고, 던진 높이도 아쉬웠다. 계속된 위기에서 박진만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롯데는 6·7회 기회를 놓쳤다. 6회초 동점을 만들고 1사 1·3루 찬스를 잡았는데 박종윤을 대신한 박준서가 유격수 쪽으로 병살이 된 타구를 쳤다. 다이빙캐치한 박진만의 호수비였다. 롯데는 7회초 무사 1루서도 황재균이 보내기번트를 실패했다.

“박종윤이 준플레이오프 때도 슬래시를 실패해 번트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양승호 감독이 움직인 것 같다. 황재균도 페이크를 하려다 번트를 댔다. 경기 후반 꼭 한 점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좀더 안전하게 번트를 댔으면 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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