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스포츠동아DB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25·한화)은 좌투우타의 선수다. 왼손으로 공을 던지고, 오른손으로 타격을 한다. 우투좌타들은 국내에도 꽤 많지만, 좌투우타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유형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공을 던질 때만 빼면, 늘 오른손을 쓰는 오른손잡이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가 됐을까.
학창 시절의 류현진을 지켜봤던 한화 김장백 스카우트는 12일 이렇게 증언했다. “류현진이 맨 처음 야구공을 잡았을 때, 멋도 모르고 글러브를 오른손에 낀 채 왼손으로 공을 던져봤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게 편하고 공이 잘 나가서 저절로 좌완이 됐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도 “의도가 있던 건 아니었는데,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왼손으로 던지는 게 편하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원래는 타격도 좌타석에서 하려고 했다. 그러나 우타자로 방향을 바꾼 이유가 따로 있다. 류 씨는 “처음에는 방망이도 왼손으로 쳤다. 그런데 야구장이 너무 작고 현진이는 발이 느리니, 좌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치고도 자꾸 1루에서 아웃이 됐다”며 “우타석으로 옮겨서 레프트 쪽으로 안타를 치니, 1루에서 살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야구 신동’ 류현진에게 애초에 ‘어느 손이냐’는 문제가 안 됐던 셈이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독점교섭권을 따낸 LA 다저스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소속이다.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계약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국팬들은 좌투수이자 우타자인 류현진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