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역시 ‘여왕’이었다. 1년 8개월 만에 나선 첫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72.27점(기술점수 37.42점+예술점수 34.85점)을 받았다. 물론 김연아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쇼트 역대 최고점(78.50점)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모든 상황을 최상으로 맞춰놓았던 당시의 점수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고무적인 결과다.
기술점수는 올림픽 때(44.70점)보다 7점 정도 낮았다. 당시 5.40점(기본점수 3.40점+가산점 2.00점)을 얻은 기술이 올 시즌부터 필수요소에서 빠졌으니, 점수 자체도 낮아지는 게 당연하다. 또 최고 레벨이 ‘5’로 한 단계 높아진 스핀에서 3번 모두 레벨3을 받은 게 아쉬움이다. 나머지는 완벽했다. 전매특허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에서 올림픽 때(12점) 못지않은 11.33점을 챙겼다. 트리플 플립에서도 0.20점 낮아진 기본점수를 가산점으로 메워 올림픽 때와 똑같은 6.70점을 더했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은 더 유리해졌다. 올 시즌부터 쇼트에서도 후반부 점프 가산점이 도입돼 3.50점이던 기본점이 3.63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술점수는 올림픽 때 받은 33.80점보다 높다. 안무, 연결, 표현, 해석, 스케이팅 기술에서 모두 8점대를 받으면서 컨디션이 최고조였던 시기와 견줄 수 있는 ‘예술성’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김연아가 새 프로그램을 선보인 뒤 받은 첫 점수였기에 더욱 놀랍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대회를 치러가면서 점점 프로그램을 다듬고 체화시켜 간다. 시즌 막바지에 좀더 자연스러운 표현과 연기가 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연아에게는 그 공식조차 예외였다. 내년 4월 열릴 세계선수권대회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