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이 9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 골프장에서 열린 KLPGA투어 2013시즌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사진제공|KLPGA
응원 온 갤러리로 북적…한류스타 뺨쳐
최나연(25·SK텔레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3시즌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최나연은 9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합계 3언더파 213타로 테레사 루(대만)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을 파로 비긴 뒤 두 번째 연장에서 버디를 기록해 파에 그친 루를 꺾었다. 우승상금은 15만 달러. KLPGA투어 우승은 지난해 9월 한화금융클래식 우승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개인 통산 12승째.
최나연을 위한 경기였다.
대만에서 최나연의 인기는 아이돌 스타급이다. 대회 첫날부터 ‘CHOI’가 새겨진 모자와 응원도구를 든 갤러리들이 골프장을 가득 메웠다. 작년부터 시작된 대만 골프팬들의 ‘최나연앓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공항까지 나와 그를 기다렸던 것은 물론이고 궂은 날씨에도 대회 기간 내내 최나연을 따라다니며 응원했다. 심지어 어떤 팬은 사인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 기다리기도 했다. 팬클럽은 벌써 2개나 생겼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청야니(대만)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최나연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국경도 넘나든다. 10월에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하나외환 LPGA 챔피언십 대회에 대만의 골프팬들이 찾아왔다. 국내 팬클럽 회원으로 활동 중인 한 팬은 “대만의 팬들을 보면 우리가 더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보다 더 열심히 따라다니고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며 은근히 견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인기 스타가 된 지 오래다. 한 일본팬은 최나연이 출전하는 대회의 절반 가까이를 따라 다닐 정도다. 한국은 물론 미국, 싱가포르, 태국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나연의 인기 비결은 팬을 소중히 여기는 정성어린 마음 덕분이다. 누구라도 사인을 요청하면 마다하지 않는다. 10월 한국을 찾았던 대만의 여성 골프팬은 “최나연의 모든 게 좋다. 골프를 잘 치는 건 물론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최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정혜진(25·우리투자증권)과 양수진(21·넵스), 유소연(22·한화), 신지애(24·미래에셋)가 공동 3위(이상 1언더파 215타), 김하늘(24·비씨카드)은 박세리(35·KDB) 등과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